국제공동연구진이 백혈구감소증을 유발하는 원인유전자를 찾아냈다.
백혈구감소증은 면역억제제를 사용, 치료 중에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패혈증에 감염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는 상태의 증상을 말한다.
면역억제제는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루프스 같은 류마티스 질환,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등의 혈액질환 등 다양한 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이에 따라 각종 희귀 면역질환이나 장기이식 환자에 사용하는 면역억제제에서 나타나는 면역저하의 원인을 밝힘으로써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양석균 교수 연구진과 울산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송규영 교수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의 희귀질환중개연구센터 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연구엔 미국 시다스 사이나이 병원도 함께 참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면역억제제(thiopurine)를 사용하는 크론병 환자 978명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NUDT15 유전자 한 쌍 모두에 변이가 있는 모든 환자에게서 100% 백혈구 감소증이 나타났으며 전신탈모 같은 면역억제제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알아냈다.
반면 이 유전자가 정상인 경우 심각한 백혈구 감소증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크론병은 설사와 복통과 체중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NUDT15는 산화된 특정 염기를 제거하는 효소에 대한 유전정보를 가진 유전자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백혈구 감소 부작용의 원인으로 유전자(TPMT)의 변이가 지목돼 왔지만 부작용 발생빈도가 훨씬 높은 아시아인에게선 이 유전자의 변이빈도가 낮아 부작용 예측을 위한 유전자검사 표지로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TPMT(thiopurine s-methyl transferase)는 티오퓨린 약물을 대사시키는 효소다.
이 유전자의 변이는 개개인에 따라 약물에 대한 감수성이나 독성의 차이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굴해낸 유전자 NUDT15를 유전자검사 표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향후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면역질환이나 장기이식 환자 개개인의 유전자에 따라 면역억제제 투여 부작용을 예측하는 단서로 활용, 환자에 따른 면역억제제 사용 유무와 투여용량 조절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간 논란이 많았던 TPMT 유전자 변이와는 달리 NUDT15 유전자 변이가 국내 뿐 아니라 서양에서 같은 결과를 보이면서 면역억제제가 일으키는 백혈구 감소증의 원인유전자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입증됐다”며 “사용하기 전에 NUDT15 유전자 변이 여부를 검사하면 면역억제제 사용 가능성 여부를 사전에 판별, 각 환자에 맞는 적절한 용량을 처방함으로써 백혈구 감소증의 발생위험도를 낮추면서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논문 명 A common missense variant in NUDT15 confers susceptibility to thiopurine-induced leukopenia)는 유전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최신호(8월 1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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