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동관 명예교수의 조카 한광섭와 한범 씨가 12일 고인이 남긴 재산 5억 원을 모교 세브란스에 기부했다.
한 교수는 생전에 세브란스 새병원 건립, 어린이병원, 호스피스, 암병원, 의료법윤리학과 발전기금, 백혈병 후원금 등 46회에 걸쳐 총 10억여 원을 기부한 바 있다.
한 명예교수는 생전 집을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나 월남한 3남 3녀 중 막내인 한 명예교수는 형 한동성 선생의 가족과 함께 지내며 따로 집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후 관사 등에서만 지냈다.
집을 사는 게 어떻겠냐(?)는 주변의 권유에 “무슨 집이냐”며 전셋집을 구해 지냈다.
한 명예교수는 지난 2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줄곧 대중교통을 이용해왔다.
1980년대 잠시 자동차를 산 적 있지만 이후엔 운동도 되니 좋다는 이유를 대며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다.
한범씨는 “평소 검소한 생활을 지켜오셨다”면서 “본인의 편의에 대해서는 절제하는 삶을 살아 오셨다”고 한 명예교수의 검소한 삶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주변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으로 자식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대신 내주기도 했다. 이번 기부도 평소 검소한 삶을 살며 다른 사람을 도와 왔듯 의학발전과 환자치료를 위해 결정하게 됐다.
조카 한씨는 “(한평생 독신으로) 늘 병원과 결혼했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던 작은 아버지는 평소에 돌아가시면 모든 것을 모교이며 일터였던 세브란스에 기부하시길 바라셨다”면서 “고인의 뜻을 이루게 해드려 기쁘다”고 말했다.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가족들에게 “병원과 학교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일생을 함께 해 오신 분이라면서 ”이번 기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고인의 유지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故 한동관 명예교수는 지난 2월 향년 74세를 일기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을 거쳐 11대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지냈다.
이후 관동대 의무부총장과 5대 총장 겸 명지학원 이사, 연세대 감사와 이사를 지냈다.
그는 국내에 미숙아 집중치료시스템을 도입, 갓 난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워 준 의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또 그는 의료법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의료제도 개선에 노력해왔다.
그는 한국의료법학회장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국정자문위원회 사회노동분과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국민훈장 동백장, 청조근정훈장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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