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하다가 과징금 처분을 받았지만 단순 착오가 있었거나 분만을 기피하는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오랫동안 산부인과병원을 운영해 온 행적을 참작해 행정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서울행정법원 제1부(부장판사 오석준)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한 혐의로 행정처분을 받은 00산부인과를 공동 개원한 3명의 원장에게 부과한 과징금 1억여 원을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은 1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심평원은 2011년 2월 00산부인과의 과거 1년 치 요양급여비용을 현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생아에 입원료와 청구할 수 없는 진찰료까지 받은 사실을 찾아냈다.
00산부인과는 정상아에 '가-7 입원료'만 청구해야 되는데 '가-2 입원료', 이상소견이 있는 신생아에게는 '가-2 입원료'와 '가-7 신생아 입원료'를 부당 또는 중복 청구한 것으로 드러나 복지부로부터 업무정지 40일에 갈음한 1억여 원의 과징금을 처분 받았다.
이에 00산부인과는 지난 10여간 출산기피로 분만이 줄어들면서 의료 환경이 열악해 공동 원장들이 번갈아가면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왔다. 이 업무를 원장간의 인수인계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신생아 진찰료와 입원료를 잘못 청구하게 됐다면서 이런 단순 오류가 있었지만 심평원이 심사를 하면서 이를 발견하지 못한 데다 이 사실을 안 후 즉시 시정했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재판부는 "심평원이 사후 전산자료로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는 신생아의 입원료, 진찰료 부당청구를 00산부인과가 고의로 부당하게 청구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요양급여비용을 잘못 청구했다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착오가 생겨 요양급여비용을 잘못 청구했더라도 전문직업인으로는 올바른 방법을 숙지했어야 한다"면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위반 행위의 동기, 목적이나 요양급여비용을 잘못 청구했다는 지적사항이 나온 이후 대부분 시정한데다 열악한 의료상황에서 10여년 이상 분만전문병원을 운영해 온 것 등을 종합하면 과징금 처분은 다소 부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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