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계 헌재 판결에 ‘뿔났다’

최근 한의 계 한의사 3,500여명이 지난달 말 '김남수 기소유예처분 취소판결을 내린 헌법재판소에 항의로 면허를 반납한다는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제출, 초강경대응에 나섰다.

참의료실천연합회(이하 참실련)는 "이번 헌재의 결정은 국가가 인정한 제도와 면허를 국가기관 스스로 부정하는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일반 한의사들로부터 면허를 반납하는 진정서를 모으기 시작한 결과 3,500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진정서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김남수 씨 개인의 무면허 의료행위보다 불법의료를 용인하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한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개인의 행위로 떠넘겨, 사회의 불안을 초래하고 정의를 훼손시켰다"는 항의성 내용이 담겨졌다.

진정서는 이러한 불합리한 헌재의 결정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한의사 면허증을 반납한다는 내용이 담아졌다.

참실련은 지난 달 27일 헌재가 김남수 씨에 대한 기소 유예 처분 재판에서 뜸 시술은 부작용이 심하지 않으며 수십 년간 처벌되지 않았다는 점 등 사회통념을 고려했다며 개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취소결정을 내려, 한의계로부터 빈축을 사왔다.

참실련 관계자는 이 같은 결정에 "원칙을 지켜 사회질서를 잡아야 할 헌재가 도리어 원칙을 어겨가며 한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사회혼란을 야기할 결정을 내렸다”며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에 의해 해야 될 뜸시술을 한의학 지식이 없는 사법부가 부작용이 적다며 임의적으로 내린 판단이 국가의 제도와 면허를 부정한 것이기에 면허증을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정서제출경위를 설명했다.

또 참실련은 김남수 씨의 침사 자격증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참실련은 추천으로 자격증을 받았다는 김 씨의 주장과는 달리 일제치하 침사자격증은 시험을 통과해야만 교부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털어났다.

참실련에 따르면 원적이 전남으로 되어있는 김 씨는 해방이전에 고향을 떠나지 않았다는 자신의 주장과 다르게 대법원 판결문에 함경북도에서 월남 중 침사자격증을 분실, 재교부를 신청한 걸로 나와 있다며 대법원까지 속인 정황이 작년 10월 한 주간지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 씨는 현재 무면허로 침뜸을 가르쳐 14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편취한 혐의로 징역 3년에 벌금 1,000만원이 구형돼 오는 23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씨는 개인이 주는 뜸요법사나 뜸요법사인증서 등의 사설자격증을 공인자격증 인양 1,694명의 수강생에게 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학계는 이번에 헌재가 내린 결정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불법의료행위를 용인하는 쪽으로 비춰져 다른 의료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쏟아져 나와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