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 방사선사 초음파검사 사건 들여다보며

대한영상의학회 김동익 회장
뉴스일자: 2011년06월16일 00시00분

판독은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몫
방사선사의 업무가 애매한 관계법이 주범

최근 한국의학연구소(KMI)에서 방사선사가 초음파검사를 시행하고 결과를 판독한 사건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를 접하고, 초음파기기를 포함한 여러 영상진단기기를 이용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 단체 대한영상의학회 회원 일동은 국민 건강의 파수꾼으로서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CT, MRI 검사 등은 방사선사들이 정해진 검사방법에 따라 촬영하고 영상을 만들면, 이 영상들은 촬영 범위 내에 들어있는 모든 장기를 세밀하고 빠짐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시간을 두고 추후에 판독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초음파검사는 의사가 직접 환자의 신체 부위를 검사하면서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시간(real-time)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것으로 CT, MRI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즉, CT나 MRI 등은 필름이나 모니터를 통해 검사 부위가 빠짐없이 촬영된 수십~수백 개의 영상을 언제라도 다시 볼 수 있지만, 초음파검사는 검사를 하는 사람이 보게 되는 동영상의 극히 일부만이 검사자의 판단에 따라 기록으로 남게 돼 검사 도중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냥 지나쳐, 다른 사람이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이 때문에 해부학, 병리학, 생리학 등을 기반으로 한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비전문가가 초음파검사를 하는 경우 실제 존재하는 병변을 놓치게 되거나, 정상 소견을 병적인 것으로 오판하는 등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검사 자체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이런 이유로 초음파검사는 의학적 지식이 충분한 숙련된 의사, 특히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검사와 판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5대암 검진사업도 간의 초음파검사를 직접 시행하고 판독할 수 있는 자격을 ‘의사’로만 제한을 둔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작금의 보도를 보면 KMI 사건의 본질이 호도돼, 방사선사가 판독을 했는지, 영상의학과 의사가 판독을 했는지에 관한 내용이 위법성을 가르는 잣대같이 언급되고 있으나, 이 사건의 본질은 실시간으로 진단을 해야 하는 초음파검사라는 의료행위를 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시행했다는 것이다.

가령 차후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초음파영상을 보고 판독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심각하다.

실시간에 해야 할 초음파검사에서 검사자와 판독자가 달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의료기사, 의무기록사 및 안경사의 업무범위 등)에서 방사선사가 초음파진단기를 '취급'할 수 있다고 애매하게 명시하고 있다.
 ‘취급’이라 함은 엄밀히 말해 초음파기기를 정비하고 운용, 관리하는 업무이지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초음파검사를 실제로 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의사의 관리, 감독하에 방사선사가 초음파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범위는 태아의 머리 둘레 등을 측정하는 것과 같이 의학적 판단이 필요 없는, 지극히 단순한 측정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음파장비를 취급할 수 있다’는 문구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대학에서 초음파검사에 대한 이론과 실습교육을 받았고, 국가면허시험을 통해 검증을 받았으니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초음파검사의 특징인 실시간 검사와 의학적 지식에 바탕을 둔 진단의 중요성을 무시한 자의적 해석이며, 이러한 주장에 큰 당혹감과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계 당국에서는 국민건강수호 차원에서 의료법을 점검하고, 원칙에 입각하여 어떻게 하는 것이 전문가로 하여금 국민의 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게 하는 길인지를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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