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강동성심병원 신운건 교수 소화기연관학술대회 춘계학술대회에 보고
이제는 헬리코박터균(Helicobacter pylori)이 만성위염, 소화성 궤양은 물론 위암까지도 관련이 있는 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우리 입에 중요하게 오르내려온 균이다.
학계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은 국내 인구의 약 45% 정도, 4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70% 정도가 감염돼 있다.
헬리코박터균이 있지만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균을 무조건 제균해야 것에서는 이견이 많다.
무조건 치료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의사 있는 반면, 선택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은 헬리코박터균을 △소화성 궤양이 있으면 반드시 제균해야 한다 △위염환자에게 발견되면 치료할 필요가 없다 △위암과 상관관계는 분명하지 않다는 절충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 와중에 헬리코박터균 항생제 내성이 최근 급격히 큰 폭으로 늘어나 항생제 치료 전과 치료 후 내성률이 최대 6배 이상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공개돼 의학계에 제균과 관련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그동안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를 위해서는 ‘프로톤펌프억제제, 아목시실린, 클라리스로마이신’ 이라는 3가지 치료를 1~2주간 시행하는 요법이 일반적이지만 치료법으로 적용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 때문에 ‘내성’ 문제가 불거져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항생제 치료 전-후 내성률 최고 6배 이상
한림대학교강동성심병원 소화기병센터 신운건 교수(소화기내과)는 지난 4월 열린 ‘소화기연관학술대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항생제 내성 변천사’ 연제를 통해 헬리코박터균 항생제 내성이 최근 급격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항생제 치료 전과 치료 후 내성률이 최대 6배 이상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번 보고서는1987년부터 2009년까지 20여년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항생제 내성을 연구한 국내 4개 대학병원의 문헌 데이터들을 수집, 분석한 결과다.
이 결과 헬리코박터균 항생제 내성률은 크게 상승했다.
먼저 ‘아목시실린’은 1987년 0%에서 2003년 18.5%(12/65 : 내성균 수 / 전체 균주)로 크게 증가했다.
2003년 이후 4.8%(2007~2009년 : 6/156)다시 낮아지면서 내성률이 유지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클라리스로마이신’은 더 심각하다.
‘클라리스로마이신’의 내성률은 1987년 0%, 1994년 2.8%(1/36)선에 머물다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8.5%(60/156)로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
‘테트라사이클린’도 2003년 12.3%(8/65)에 그쳤으나 2007~2009년에는 34.6%(54/156)로 급증했다.
주목하게 되는 것은 항생제를 이용해 헬리코박터균을 죽인 후 발생하는 치료 전과 내성률의 차이다.
항생제를 경구 투여해 치료한 후 제균 치료 전후 항생제 내성을 알아본 연구에 따르면 테트라사이클린을 뺀 모든 항생제의 내성이 증가했다.
아목시실린은 치료 전 내성률이 18.5%에서 치료 후 31.3%, 씨프로플록사신은 33.8%에서 35.8%로 커졌다.
클라리스로마이신의 경우 13.8%에서 85.1%로 6배 이상 내성률이 급증가했다.
신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러한 내성은 제균치료 실패의 주요 원인돼 전국적으로 검증된 기간에서 헬리코박터 내성검사를 시행하는 다기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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