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여성의 성형외과 상담과 가슴수술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을 사용한 유방성형 보형물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식약당국의 경고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노인홍)은 실리콘 막에 식염수를 채우거나 겔 형태의 실리콘을 사용한 유방성형 보형물이 희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료계에 주의를 당부했다.
식약청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권고에 따라 실리콘 막과 실리콘 겔 형태의 인공유방 시술 후 몸속 인공유방과 맞붙은 흉터 막에서 드물지만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ALCL)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성형외과 의료 기관에 배포했다고 7일 밝혔다.
ALCL은 몸속 면역기관인 림프절과 피부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병하는 희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암종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해 예후도 불량하다.
ALCL은 공격적인 형태의 암이지만 완치되는 경우도 있으며 재발하는 경우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골수이식 등을 하게 된다
FDA는 지난달 26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발표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공유방을 삽입한 여성 중 60명이 이 암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며 유방성형을 위해 삽입되는 유방보형물이 희귀한 형태의 암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FDA 의료장치-방사선건강실부실장 윌리엄 마이셀(William Maisel) 박사는 유방보형물이 희귀한 형태의 면역체계 암인 ALCL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유방보형물을 삽입한 부위 주변에서 자라는 상처조직인 반흔조직(scar tissue)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환자는 보형물 삽입수술 부위가 아프거나 붓거나 혹이 생겨 의사를 찾게 되었고 결국 ALCL 진단을 받았다.
ALCL 발생은 실리콘 젤이나 식염수 백 등 삽입한 보형물의 종류와 무관하게 나타나 단순성형이든 유방암으로 인한 유방절제 후 시행한 유방재건술이나 성형사례와도 연관이 없었다.
현재 FDA는 어떤 환자 그리고 어떤 종류의 유방성형보형물이 ALCL발생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유방성형 보형물은 현재 앨러갠(Allergan) 사와 존슨 앤드 존슨의 멘토(Mentor) 사가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이 두 제약회사는 보형물이 ALCL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라벨에 추가하도록 FDA로부터 요청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방보형물 중 실리콘 젤은 암과 루푸스 등 여러 가지 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1992년 FDA에 의해 시장에서 퇴출됐다가 그 후 뚜렷한 부작용이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자 2006년 다시 의료시장에 복귀했다.
식약청은 “미국에서 인공유방과 무관하게 매년 여성 50만명 중 한 명꼴로 ALCL 확진을 받을 만큼 희귀한 질환이여서 인공유방 시술을 받은 여성들이 정기 또는 추적검사를 할 필요는 없지만 인공유방을 삽입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시술 부위를 관찰해야 하고, 이상 변화가 감지되면 지체 없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성형 전문의 등 의료인들에게 보낸 안전성 서한에서 인공유방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들에게는 미리 이 같은 위해성을 알려 주도록 권고했다.
또 인공유방 이식 후 시술 부위에 물이 고이는 장액종이 생기면 즉시 ALCL 발병 여부를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식약청은 실제 발병 사례가 있으면 보고해 줄 것도 당부했다.
인공유방 제품을 수입하거나 제조하는 업체에도 사용상 주의사항에 ‘보형물에 인접한 흉터 막에 경미하지만 유의미한 ALCL 발생 위험이 있음’이라는 문구표기를 추가하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인공유방 시술 후 ALCL 발병이 보고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인공유방용 실리콘 제품을 2만~3만개나 수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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