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에 재정된 전문의 수련규정에 따라 지난 35년간 운영돼 온 전문의 수련제도가 전반적인 개편작업에 들어갔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20일 오후 3시 의협 동아홀에서 제29차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전문의 수련제도 개편에 대한 각계 의견을 청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포럼에서는 현재 대부분 4년으로 고정된 전문의 수련기간을 전문과별로 3∼5년의 기간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김성훈 대한의학회 임상교육이사)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피부과 등의 학회에서는 4년 수련보다는 3년 수련을 선호했고, 필요한 경우 세부전문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외과의 경우 현재 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가 각각 4년간 수련받고 있는 데서 외과 공동수련 2년 후 전문과별로 2∼3년 수련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전문학회에서는 현행 4년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수련제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인턴제도도 개편해 현재의 인턴은 학생인턴제도로 개편하고 전공과에 배속되게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박완범 대한의학회 수련 교육위원회 간사)
한편 전공의 협의회장을 지낸 이혁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전공의 처우개선방안’ 발표를 통해 ▲전공의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축소 ▲전공의 수련비용을 사범연수원생과 같이 국가에서 보조 ▲여자전공의의 출산 및 육아지원 보장 ▲수련교육 주관기관을 병원경영을 위주로 하는 대한병원협회에서 교육을 위주로 하는 기관으로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공의 수련에 대한 신임평가기관을 중립적 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는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소장 박윤형)에서 대한의학회에 용역을 의뢰, 그동안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추진방안을 정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한 미국의 전문의 제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해왔는데 우리나라는 30년 이상 구태의연하게 운영되고 있다. 국내 병원은 부도를 면치 못할 낮은 의료수가이나, 전공의가 낮은 임금으로 주 100시간 이상 노동하는 것에 의지해 유지하고 있다. 특히 그러한 제도의 가장 큰 희생자는 여성전공의들이다. 이제는 관료주의적 전공의 제도 운영, 획일적 교육에서 내실 있는 전문교육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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