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개원의사들 10명 중 7명은 비윤리적으로 중절수술을 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에 대한 제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임신중절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법개정과 강력한 자정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 이하 산의회)가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총 755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임신중절과 관련된 향후 정책결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실제 응답자의 69.3%는 ‘불법인공임신중절대책위원회’ 가 산의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비윤리적으로 수술을 계속하는 회원의 제재를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불법인공임신중절대책위원회’ 운영을 찬성하는 경우 응답자의 56.6%가 3회 경고 후 제재를 가하는 ‘3진 아웃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 운영 129 콜센터 내 임신중절 시술기관에 대한 신고센터’에 대한 대응책으로 산의회 내 신고센터, 가칭 ‘불법인공임신중절대책위원회’를 개설해서 자정노력을 강화하자는 의견에는 73.5%가 찬성의견을 표시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의 현실적 개정여부의 필요성에 대한 물음에는 응답자의 97.9%가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개정안에는 여성계 등 사회 각 층의 의견이 도출된 사회 경제적 사유가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90.6%였고, 의학적으로 심한 태아 기형이나 태아 질환에 대한 사유가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94.6%가 찬성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자율 조정 방안으로 이른바 수술전문병원의 홈페이지 실시간 상담실 및 비밀상담실, 전화상담 등 임신중절광고행위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찬성이 9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산의회 홈페이지 내에 실명의 의견제보방을 개설하자는 안, 각 병원의 홈페이지 상단에 스스로 자정노력을 위한 문구를 게재하자는 안 등 회원들 스스로가 적극적이고 강력한 자정노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금의 사회문제로 파생되고 있는 무면허 시술자 및 조산사에 의한 임신중절 시술 행위들에 대한 철저하고 강력한 대처를 96.8%의 회원들이 원했으며, 이번 기회에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법개정 활동을 펼쳐나갈 별도의 전문대책위원회를 전문 법조인의 참여하에 산의회 내에 구성할 것을 95.6%의 회원들이 요구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박노준 회장은 “임신중절과 관련된 사안은 사회병리적인 현상이며, 산부인과 의사들과 여성들 그 어느 쪽의 희생만으로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첨예한 사회적 화두가 된 만큼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이성적인 노력이 우리 사회 각계 각층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문 참여 인원이 예상보다 저조한 이유에 대해 산의회 관계자는 “짧은 기간 내에 실시했다는 점과 산의회 회원들 대부분이 임신중절이라는 사안에 대해서 극도의 절망감과 피로감이 누적된 데서 오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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