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거품무는 병’‘지랄병’등으로 불리던 ‘간질’이란 병명이 ‘뇌전증’으로 바뀌었다.
대한간질학회(회장 이상도,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4∼5일 대구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질’을 대체할 병명으로 ‘뇌전증’을 최종 결정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과, 소아신경 등 뇌전문의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뇌전증’은 뇌에 전기가 발생해서 생기는 병이라는 뜻으로 학회에서는 앞으로 관련학회는 물론 간질관련단체 등에 공문을 보내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특별한 이견이 없다면 대한의학회에 제출 후 의학용어로 정식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학회는 이번 개정작업을 위해 지난해 공모를 통해 20개 이상의 명칭을 등록받아 이 중 1차로 10개, 2차로 4개를 선정했었다.
후보로 선정된 명칭은 ▲뇌신경경련(증) ▲뇌진(증) ▲뇌전(증) ▲뇌전류장애증 등 4개다. 이 명칭은 지난달 학회회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통해 2개를 최종 선정, 이번 총회에서 참석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뇌전증’으로 확정된 것.
허균 개명위원장(아주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그동안 학회는 병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개명작업을 해왔다”며 “이번 개명을 통해 간질환자들이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번 개칭에 따라 학회명도 기존 대한간질학회에서 대한뇌전증(병)학회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나라당 임두성 국회의원이 산업 및 고용관련법령에 간질 명칭을 뇌전증으로 바꾸는 법령개정도 추진키로 해 빠르면 내년 초에는 대내외적으로 간질대신 뇌전증이 공식적인 병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간질은 뇌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전기파가 뇌조직을 타고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경련성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내에는 약 40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중 약 80%가 약물치료만으로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만큼 사회적 편견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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