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황우석 사태’로 중단됐던 배아줄기세포연구가 3년만에 다시 시작된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위원장 노재경, 이하 위원회)는 29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차병원의 체세포복제배아연구계획서(연구책임자 정형민)를 4가지 조건을 달아 승인했다.
4가지 조건은 ▲연구내용에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 부분을 완전히 삭제하고, 연구 명칭도 ‘면역적합성 인간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주 확립에 관한 연구’로 변경할 것 ▲과거에 받았던 난자기증동의를 심의과정에서 수정된 새 동의서로 다시 받을 것 ▲난자 이용개수를 1,000개에서 800개로 줄일 것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 위원을 확대·보강해 연구진행과정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자체심의가 가능토록 할 것 등이다.
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난자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물시험을 병행할 것과 사후관리방안을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 배아연구전문위원회가 마련해 시행토록 권고했다.
차병원이 이번에 승인받은 연구 계획은 과거 황우석 박사가 연구했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방식으로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 핵을 이식해 배아로부터 얻은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형태다.
이에 대해 천주교 등 일부 종교단체는 황우석 박사의 연구 때부터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운동을 펴겠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관계자는 “배아세포도 생명체다”며 “가톨릭교회는 앞으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비윤리성을 알리고, 입법반대 운동을 통해 배아줄기세포연구를 철회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차병원은 지난해 3월 인간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파킨슨병, 뇌졸중, 척수손상, 당뇨병 등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고, 이번에 조건부 승인됨에 따라 빠르면 다음달 중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연구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차병원그룹은 분당차병원 주변에 줄기세포를 중심으로 하는 생산·연구·치료 시설 등이 집약된 14만2,220㎡ 규모의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줄기세포 치료병원, 임상시험센터, 통합연구센터, 산학협력센터, 전문 인력양성센터 등 줄기세포 관련 연구소도 모두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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