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다른 사람의 췌장을 이식해 중증 당뇨병을 치료하는‘췌장이식술’이 세계적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췌장이식팀 한덕종 교수팀은 인슐린 치료에도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거나 신부전증 등 심각한 당뇨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 100명에게 췌장이식수술을 시행한 결과 1년 생존율이 94%로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의 95%와 비슷한 성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식 후 췌장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용해 당뇨 환자들이 인슐린 끊는 비율을 보여주는‘췌장의 1년 생존율’은 85%로 미네소타대학병원 성적과 동일했다.
췌장이식 100건 중 당뇨 합병증으로 신부전증까지 동반돼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환자는 54명이었고, 췌장만 단독으로 이식받은 환자는 46명이었다.
신장·췌장 동시이식과 췌장 단독이식의 1년 생존율을 비교해보면 각각 94%와 95%로 비슷했지만 췌장의 1년 생존율은 87%와 82%로 신·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환자가 더 높은 치료성적을 보였다.
췌장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약 70%(67명)이 20∼30대였고, 제1형 당뇨가 86명, 제2형 당뇨가 10명, 기타 다른 질환에 의해 당뇨가 6명이었다.
한덕종 교수는 “16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로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조사결과 췌장이식환자 100명 중 85명은 이식 직후부터 인슐린주사를 끊었고, 신부전증과 망막병증 등 수십년간 당뇨 합병증으로부터 해방됐다”고 말했다.
췌장이식의 대가로 불리는 서더랜드 교수도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장기기증이 열악한 한국 상황에서 췌장이식 100례는 큰 성과다”며 “한국의 장기이식이 보다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법적 뒷받침과 함께 체계화된 인프라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췌장이식 수술의 경우 간이나 신장에 비해 치료 성적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술 방법 개선과 면역억제제 개발로 1999년 이후부터는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13일 당뇨병 치료와 췌장이식의 세계적 대가인 미국 미네소타대학병원 외과 서더랜드 교수(전 세계이식학회 회장) 등 해외 석학을 초청해 췌장이식 100례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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