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시현 교수와 서울성모 양경모·여의도성모 김성환 임상강사, KAIST 정범석 교수팀 공동연구
알코올 간질환 환자에 '정신건강의학과' 협진과 약물치료 효과 연구
전체 사망률과 간 질환 사망률, '정신과 치료' 병행 시 더 낮았다
중위 생존 기간 '치료받지 않은 10.1년→치료받았을 때 15.0년' 유의미 차이
치료 여부에 따라 '최대 6~7년까지 중위 생존 기간 차이' 발생
논문, 대한간학회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8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알코올성 간 질환 환자 치료에 정신건강의학 병행하면 생존율 향상 효과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 등 음주로 발생하는 간질환이다.
이 간 질환은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간경변, 간암 등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병이다.
치료를 위해선 단주가 필수적이며, 전문의 처방에 따라 필요 약을 먹거나 진행의 위험인자를 차단하는 등 통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우울증 등이 동반돼 정신건강의학적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이 있지만, 정신건강의학과의 높은 심리적 문턱과 음주에 관대한 문화적 배경의 영향으로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흔하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사진 좌, 병원장)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경모 임상강사(우)는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환 임상강사,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정범석 교수팀과 공동연구에서 영국 UK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활용,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2,417명을 대상으로 간질환 진단 후 정신건강의학과 협진과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 그렇지 않은 환자의 20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를 분석했다.
이 결과 전체 사망률과 간 질환과 관련된 사망률이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를 받은 군에서 더 낮았을 뿐만 아니라, 간경화의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았다. (rmla)
중위 생존 기간(알코올성 간 질환 진단 이후 50%가 생존한 시점까지의 시간) 역시 치료받지 않은 10.1년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 15.0년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과 2년 랜드마크 분석(Landmark analysis)으로 교란변수의 영향과 가능한 편향의 효과를 제거해도 비슷한 결과가 유지됐다.
이 연구는 알코올성 간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초기부터 정신건강의학과적 개입을 시작하는 것이 유의미한 생존율과 생존 기간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빅데이터에 기반해 처음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
배시현 교수(공동교신저자)는 "알코올성 간 질환 치료에 정신건강의학과 접근을 병행, 더 나은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라고 평가했다.
양경모 임상강사(공동1저자)는 "알코올성 간 질환을 처음 진단하는 내과 전문의 입장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연결이 필요해 보여 설득해도 거부하는 환자가 많다"며, "이번 연구 결과에서 입증된 생존 기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볼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카이스트 박사과정 중 UK 바이오뱅크 연구를 시작한 김성환 임상강사(공동1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 술로 발생한 간 기능 손상이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건강이 해로울 정도로 술을 먹게 된 동기와 과정에 치료를 병행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KAIST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대한간학회 국제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IF 14.0) 2024년 8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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