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의대 노은찬, 서울의대 김승해 교수 '우수구연상' 수상
이태규펠로우쉽, 첫 수상자에 '연세대 김준호 교수' 선정
주민경 회장, "엄정한 검증 거친 두통 신약, 환자에 효과적 처방되도록 노력"
[보건타임즈] "두통 질환 치료제로 새 약물들이 출시돼 유통시장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엄정하게 검증받은 이들 약들이 일반인, 환자, 의료진 등 두통 인식개선과 두통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처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 연세의대)는 지난 23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리는 춘계학술대회 중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학회에서 발표되는 학술 주요 내용, 편두통 인식개선과 소통증진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의료계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184명이 참석자로 등록해 높은 현장 참석률을 보였으며 세션마다 좋은 강의와 열띤 토론이 오갔다.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강의와 토론으로는 두통의 유전학, 신경생리학(글림파틱스 시스템), 아동기부터 청소년기, 폐경기, 노년기에 이르는 두통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치료법(게판트, CGRP 표적 치료)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참석자들은 두통의 원인, 일생에 걸친 변화, 최신 치료법을 함께 공유했다.
첫 세션에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김준호,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신경과 박강민,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성환,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신경과 이혜정 교수가 유전학, 병태생리, 치료의 발전을 업데이트한 내용을 강의했다.
연세의대 김준호 연구 강사는 "편두통이 가족성 편마비편두통부터 일반 편두통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유전적 경향성이 높은 질환"이라면서 "가족성 편마비편두통에서는 CACNA1A, ATP1A2, SCN1A 등의 단일 유전자 변이로 발병하며 이러한 변이는 뇌전증이나 운동 질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일반 편두통은 전 게놈 관련 분석을 통해 최근에서야 관련 유전자들을 발굴하고 있다"며 편두통에서 유전자 분석은 추후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예후 예측, 그리고 개개인에게 적합한 약물 투약을 하는 정밀 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제대 의대 박강민 교수는 "편두통을 일으키는 인간 뇌에서 노폐물을 배출하는 글림파틱 시스템은 수면 중에 활성화되며, 인지기능, 여러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편두통의 주요 병태생리 중 하나인 피질 확산 억제가 일시적으로 글림파틱 시스템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만성 편두통 환자는 글림파틱 시스템 기능이 저하돼 앞으로 중요한 연구와 치료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당제생병원 변성환 교수는 "소아의 두통이 편두통보다 이차 두통이 더 많아 뇌 영상 검사가 중요하다. 소아의 경우 체중이 30㎏ 이상이면 성인 용량, 서방정은 12세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서 "저용량으로 천천히 시작해 단일 약물 치료를 우선한다. 현재 편두통 치료엔 이부프로펜이 일차 선택 약제다. 15세 이상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트립탄은 알모트립탄이다. 청소년의 복약 지도가 중요하며, 하루 2알, 1주 3회 초과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방치료로는 인지행동치료가 우선이며 아미트립틸린의 병용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중앙의대 이혜정 교수는 편두통과 군발두통일 때 신경 조절 치료를 강의했다.
이 교수는 "신경 조절 치료가 두통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노인이나 청소년, 임산부 또는 두통 약물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에게 시도할 수 있는 비약물적 치료 방법이다. 미국 FDA가 승인한 편두통 치료로는 외부 삼차신경 자극술, 비침습적 미주신경 자극술, 경두개 자기 자극술, 원격 전기 신경 조절 술 등이 있다"며 국내 의료진으로선 이들 수술치료에 사용하는 기기 중에 아직 접근하지 못한 기기도 많지만, 경피 신경 자극을 통한 삼차신경 자극 기기는 국내에 출시돼 사용해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오후 첫 세션(사진)에서는 부산의대 이윤진, 가톨릭관동의대 권혜은, 경상의대 김수경, 이화의대 송태진 교수가 나서 나이에 따른 편두통의 진화와 이에 대한 접근, 치료에 집중하는 시간 등을 강의했다.
부산대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윤진 교수는 아동기 편두통 선행 증과 편두통을 강의했다.
이 교수는 "편두통의 전구증상으로는 할 영아와 아동의 편두통과 연관될 수 있는 삽화 증상인 주기구토 증후군, 복부 편두통, 양성 돌발 현훈, 양성 돌발 사경 등이 있다"면서 "이러한 증상에 한 번 정도는 이차성 원인을 감별할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가 꼭 필요하지는 않으며, 질병의 경과를 이해함으로써 보호자나 환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영아 산통에 어머니가 편두통이 있는 사례가 많으며 편두통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경계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권혜은 교수는 "청소년 편두통은 양측성으로 나타나며, 성인보다 짧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를 기준으로 한다.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뇌전증, 기립성 두통, 정신병의 신체화 증상으로 생긴 두통과 어지러움이 있다. 특히 시각 전조 편두통은 후두엽 뇌전증과의 감별이 중요하다"면서 "청소년이 자세를 변경할 때 어지럽거나 두통이 발생하는 기립성 불내성(기립 저혈압, 자세성 기립 빈맥 증후군)이 흔해 기립성 두통이 발생, 편두통과 동반될 수 있다"며 "소아·청소년은 심리적 불편감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이 현상은 동양에서 더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경상대 경상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수경 교수는 "중년여성에게서 편두통의 유병률이 가장 높다. 즉 갱년기에 여러 증상이 생긴다. 요통이 가장 많으며 이후 어깨통증 두통 등이 흔하다.
폐경 주변기 40대 초반부터 폐경까지는 편두통 유병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지만, 자연 폐경을 겪은 여성의 60~70%는 기존 편두통이 호전된다면서 에스트로겐 수준의 감소는 폐경기 편두통 악화와 연관이 있으며, 폐경 후 호르몬 대체 요법은 편두통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구 피임제를 이용한 호르몬 치료는 편두통을 호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유발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패치나 젤 형태의 호르몬 치료는 편두통 감소 효과가 일부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이화여대 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는 "노인에게선 일차 두통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발생하며 양상이 변한다. 편측성보다 양측성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지속시간이 짧아지며 오심, 구토 등의 동반 증상은 적어진다. 하지만 입 마름,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조가 있던 사람은 전조만 남거나 머리만 아픈 변화도 있다. 50세 이상에서 첫 두통이 생기는 사례는 드물며 고령층에서 발생한 여러 이차 두통의 증례, 이차 두통이 많아 반드시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다양한 약물이 두통을 유발, 이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은 을지의대 조수현, 성균관대 의대 문희수, 가톨릭의대 박정욱 교수가 CGRP 표적 치료란 주제로 강의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신경과 조수현 교수는 "게판트 치료의 학술연구와 실사용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총 4개의 항 CGRP 수용체 길항제가 편두통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급성기 치료, 예방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최근 1년 이상 장기추적관찰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게판트의 안전성과 내약성이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게판트가 출시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여러 실 사용연구(real world study)에서 다른 항 CGRP 항체, 보톡스, 다른 게판트와 혼합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보고하면서 두통 치료에 선택지를 넓혀줬다"고 알렸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문희수 교수는 CGRP 표적 치료의 반응 예측이란 강의에서 나섰다.
문 교수는 "현재 CGRP 표적 치료가 유럽과 미국 두통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편두통 예방치료의 일차 치료 약제로 추천되고 있다. 이 CGRP 표적 치료는 아직 고가의 치료로, 치료 반응이 좋을 환자를 예측하면 더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다. CGRP 표적 치료에 좋은 반응이 예상되는 인자는 편두통 증상이 뚜렷한지, 체질량 지수가 작은 경우, 트립탄이나 예방치료 약물 효과가 좋은 때, 약물 과용 두통과 무해 자극 통증이 있는 경우 등이다. 반면, 매일 두통이 있거나 편두통 동반 증상이 별로 없다든지,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을 때 그리고 우울증이 동반됐을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고 공개했다.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박정욱 교수는 CGRP 표적 치료의 부작용과 관리를 강의했다.
박 교수는 "게판트(gepant)의 경우, 대부분 대수롭지 않은 부작용으로 오심, 졸림, 입 마름, 어지러움, 비인두 불편함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경미하다. 요로감염과 상기도 감염에 대한 보고도 있었다"며 "주사형 CGRP 항체인 mab 계열은 주사 부위의 통증, 발적, 가려움이 주된 부작용으로 보고됐다. 변비나 탈모 등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대부분 가벼웠다. 또, 레이노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사용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연 발표 세션에선 편두통, 긴장형 두통, 두발두개내압상승증, COVID-19 연관 두통, 군발두통 등 다양한 연구들에 12건의 발표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인하의대 노은찬, 서울의대 김승해 교수가 우수구연 상을 받았으며 젊은 두통 연구자의 해외 연수를 지원하는 이태규 펠로우 쉽의 첫 수상자는 연세의대 김준호 교수가 선정됐다.
이번 학술대회가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았다는 주민경 회장은 "대한두통학회가 '2024 슬기로운 편두통 생활'이라는 슬로건 아래 학회 힘을 모아 2024년 편두통 인식개선과 소통증진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편두통 실태조사와 미디어 보고가 예정된 데다 환자와 대중 대상의 두통 바로 알기 프로그램으로 각 지역의 대중 강의와 라디오 방송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라면서 "엄격한 검증을 거쳐 새로 선보인 약물들이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처방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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