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병원 김재휘 전문의 "예방하려면 '금연' 매우 중요‥장시간 강한 빛, 자외선에 노출 금지"
"고지혈증 관리도 필수‥눈에 좋은 영양소 공급해 줄 녹황색 채소, 등푸른생선 식단 권장"
"50세 이상은 눈에 아무런 문제 없더라도 1년에 1~2회 정기 안과 검진"
[보건타임즈]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자리하는 투명한 신경 막이다.
이 신경 막은 빛에 의한 자극을 받아들이는 시 세포가 분포하며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정보를 전기적 정보로 변환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망막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 부위는 황반이다.
이 부위에 발병하는 황반변성은 눈의 노화에 의해 황반의 신경에 노폐물이 쌓여 성질이 변하며(변성)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 증상을 일컫는 안과 질환명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의 김재휘 전문의(사진)를 지난 10일 만나 황반변성의 원인 치료, 예방법을 자세하게 알아봤다.
Q. 황반변성의 원인과 발병 연령대, 건성, 습성의 비율 등 전반적인 질병 정보를 알려달라.
A.우리 눈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이라는 신경 조직이 있으며, 이 망막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 부위를 황반이라 한다. 이 부위에 발병하는 황반변성은 눈의 노화에 의해 황반 부위의 신경에 노폐물이 쌓여 성질이 변하며(변성)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대개 50세 이상에서 황반변성을 진단하게 된다. 전반적인 황반변성의 유병률은 4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약 7~8% 정도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습성은 전체 황반변성의 약 10%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Q. 황반변성은 오랜 시간 치료 없이 내버려 뒀다간 시력이 빠르게 악화, 실명의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의 조기 진단을 위해 환자들은 어떤 눈의 이상을 살펴봐야 하나?
A. 황반변성은 초기엔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없는 사례가 많다. 물체가 흐리게 보이거나 전반적인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나 이 증상들은 건조증이나 백내장 등보다 흔하게 나타나는 다른 질환과 연관된 증상일 수 있으며, 단순 노안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변형시증' 역시 황반변성의 주된 증상 중 하나이지만, 망막 앞 막과 같은 다른 질환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조기 진단을 위해선 50세 이상은 6개월이나 1년에 1회 정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시행하시는 것이 좋다. 특히 시력저하를 뚜렷하게 느끼거나 변형시증이 나타날 땐 너무 미뤄선 안 되며 1~2주 이내에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이다.
Q. '혈관 생성 억제 약물(anti-VEGF) 주사 치료'가 황반변성으로 생긴 실명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를 임상에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아는 데 어떤 효과가 있는지와 부작용 여부를 알려달라?
A. 항혈관내피성장인자로도 불리는 'anti-VEGF' 치료는 VEGF란 신생 혈관 생성에 필수적인 인자를 억제함으로써 나쁜 혈관 조직이 망막 신경을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하는 치료이며, '습성황반변성'의 치료에서 큰 혁신을 일으킨 방법이다. 과거엔 레이저 치료 등을 시행했으나 시력의 저하를 막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결국은 환자 대부분에게서 큰 폭의 시력저하가 나타나거나 환자가 실명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눈 주사 치료'라고도 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가 도입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잘 받게 돼 장기간 시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는 상당히 안전한 치료로 큰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다만 1/1000이 채 안 되는 확률로 눈 속에 염증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확률은 매우 낮지만, 염증이 발생했을 때 빠른 치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눈 주사를 맞았다면 1~2일 이내에 안과를 찾아가 염증 여부를 확인해 보시는 것을 권장한다.
Q. 황반변성 치료법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혈관생성억제약물(anti-VEGF) 주사 치료 이외에 해 볼 수 있는 치료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환자들에게 적당한가?
A. 황반변성의 치료는 나쁜 혈관이 자라 들어오는 '혈관신생' 현상이 없는 '건성 황반변성'과 혈관신생을 동반, 급격한 시력 손상을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이 있으며 서로 다르다. 건성 황반변성일 때는 엄밀히 말해 이 병을 치료할 방법은 없다. 기본적으로 눈의 노화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발생 기전인데, 현재까지 노화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과 같다. 다만 루테인 등의 영양소를 장기간 복용함으로써 질환의 진행 속도를 일부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건성황반변성이 조금 진행한 환자들에게는 눈 영양제 복용을 권하고 있다. 또 혈중 지질 이상이 황반변성의 진행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고지혈증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습성 황반변성일 때는 실명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외를 막론, 90% 이상의 환자에 anti-VEGF 치료를 시행한다. Anti-VEGF 약제에 반응이 제한적일 경우에는 약제를 더 자주 주사하거나 고용량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서로 다른 약제를 바꾸어가며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불구, 반응이 좋지 않을 땐 과거 황반변성 치료에 이용했던 광역학 치료(photodynamic therapy) 혹은 레이저 광응고술과 같은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Q. 황반변성 중에도 건성과 습성으로 나눠지는 기전은 무엇인지?
A. 건성과 습성은 앞서 언급했듯 '혈관신생' 유무로 구분한다. 혈관신생은 건성 황반변성이 진행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선 건성 황반변성의 뚜렷한 소견이 없이도 혈관신생이 발생할 수 있다.
Q. 황반변성이 퇴행성 질환으로 알고 있다. 요즘 일명 '노안 수술'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후 황반변성이 오면 치료방법이 달라지는지?
A. 현재 진행되는 노안 수술은 대개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면서 먼 곳과 가까운 곳에 동시에 초점을 잡을 수 있는 특수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안 수술의 효과는 환자에 따라 편차가 있는 방법이다. 초기 황반변성일 때는 아직 망막 신경의 뚜렷한 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로 병이 없는 사람과 비슷하게 접근할 수 있다. 즉, 환자가 바라는 경우 노안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중기 이상 진행한 황반변성일 땐 망막의 구조와 기능이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적극적인 노안 수술은 권하지 않는 편이다.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엔 의사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보인 개인적으로 노안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을 강하게 권한다.
Q. 최근 황반변성 치료약제들이 출시되면서 치료 가이드라인 변화가 있는지?
A. 습성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위한 anti-VEGF 약제는 지난 10년간 많이 발전해왔다. 10년 전엔 '루센티스'와 '아바스틴'이라는 두 약제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국내 기준으로 2014년부터는 '아일리아' 약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2021년부터는 '비오뷰'라는 추가 약제가 도입됐다. 일반적으로 나중에 도입된 약제일수록 작용 기간이 더 길어 한 번 주사 후 장기간 효과 지속이 가능한 특징이 있으나 각 약제의 장단점에 따라 4가지 약제 모두 현재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향후엔 'faricimab'과 같은 약제가 추가 도입되며, 기존 약제들의 바이오시밀러(비슷한 구조와 효과를 보이지만 저렴하게 공급하는 약)들이 도입될 예정이다.
치료 가이드라인의 경우 anti-VEGF 약제 도입의 초기에는 초기치료 후 재발할 때만 추가로 주사하는 as-needed 방식을 주로 이용했으나 장기간 재발이 계속되면서 시력이 계속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막고 장기간 좋은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는 재발과 상관없이 지속해서 주사를 진행하는 treat-and-extend 방식이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황반변성 환자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돼 있다. 다만 환자에 따라 두 방식 중 더 알맞은 방식이 있으며, 두 방식을 혼용, 치료해야 하는 때도 있어 어느 한 방식이 무조건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Q. 퇴행성 질환이라도 유전 등 유발인자가 밝혀진 것들은 무엇이며 예방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
A. 황반변성은 가장 중요한 원인인 '눈의 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원인이 함께 관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최근 유전자 분야의 발전과 함께 황반변성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밝혀지고 있으며, 장내 세균총의 상태(마이크로바이움, microbiome)가 황반변성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황반변성의 발생에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선 '금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추가로 강한 빛이나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고지혈증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좋다. 눈에 좋은 영양소를 공급해 줄 녹황색 채소, 등푸른생선 위주로 식단을 짜는 것도 권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황반변성의 발생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기에 50세 이상부터는 눈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1년에 1~2회의 정기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안과병원에선 지난 1998년 망막센터를 특화했으며, 이후 전문의와 장비를 꾸준히 보강해왔다.
2008년엔 세계최초 망막병원을 개원, 국내 최고의 망막치료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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