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C19 바이러스 감염 막는 '공생 미생물' 발견

김현직 교수팀, 코점막에 항상 존재하는 약 3,000마리 이상 비강 공생 미생물 기능에 주목
표피포도상구균, 외부 바이러스 침투 시 선천성 면역 물질 '인터페론' 만들어내 감염 차단
표피포도상구균, 코점막에 많을수록 'C19 바이러스 감염 저항성' 상승
김 교수 "콧속 공생 미생물 이용 흡입형 점막 백신, 감염 억제 범용 호흡기치료제 개발 가능"
논문, Cell 출판사 펴내는 융합과학 국제학술지 'iScience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콧속의 좋은 미생물 표피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이 C19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코 공생 미생물이 'C19 바이러스의 진입 인자' 발현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왔다.

이 표피포도상구균이 콧속에 많을수록 C19 바이러스 감염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면역력 항진 기능을 가져 감염에 저항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사진 左) 팀(지정연 임상강사 右)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콧속에서 많이 발현되는 ACE2(안지오텐신전환효소 2)와 TMPRSS2(막관통세린계 단백질 분해효소)를 주요 진입 인자로 해 코점막을 통해 전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는 ACE2를 수용체로 해 세포 내로 침범하며, TMPRSS2는 ACE2에 달라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Spike protein)을 분해해 세포 내 진입을 돕는다.
즉 C19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의 수용체와 단백질분해효소를 진입 인자로 이용해 호흡기 세포 내로 침투한다.

바이러스의 침투는 이들 수용체와 단백질분해효소가 발현되는 곳에서 주로 이뤄진다.
대표 부위로 꼽는 곳이 바로 코점막(상피세포)이며 C19 바이러스의 감염 억제와 전파 제어를 위해선 코점막에 분포하는 바이러스의 진입 인자를 억제하는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의 코점막에 항상 존재하는 약 3000마리 이상의 비강 공생 미생물의 기능에 주목했다.
공생 미생물은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상생하는 좋은 미생물이다.
이중 '표피포도상구균'은 정상인의 코점막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미생물이다.

이전에 연구팀은 표피포도상구균이 평상시엔 활동하지 않다가 외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방어 기전에 가장 필수적인 선천성 면역 물질 '인터페론'을 만들어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었다. (그림)

이 점을 착안,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의 코점막에서 분리한 표피포도상구균을 배양한 정상인의 코 상피세포에 처치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도 억제시킬 수 있는지 연구를 시작했다.

이 결과 정상인에서 분리 배양한 표피포도상구균을 감염시킨 코 상피세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입 인자 ACE2와 TMPRSS2의 발현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또 건강한 성인의 코점막에 표피포도상구균이 많이 존재할수록 진입 인자 ACE2와 TMPRSS2의 발현이 감소하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표피포도상구균이 코점막에 많은 사람에게서 상대적으로 C19 바이러스 진입 인자의 발현이 낮아 감염에 저항성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에 표피포도상구균이 코점막에 적은 사람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더 심각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공생 미생물 표피포도상구균을 이용하면 C19 바이러스의 감염을 제어할 좋은 표적 물질 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현재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제어 후보 물질 발굴을 위해 비강 공생 미생물의 대사체를 분석하는 연구와 호흡기 점막의 선천성 면역기전 증가를 유도하는 새로운 개념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코 공생 미생물에 의한 바이러스 수용체 조절을 이용하면 향후 콧속 내의 공생미생물 이식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흡입형 C19 바이러스 점막 백신의 개발 혹은 감염 확산을 억제할 범용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The nasal symbiont Staphylococcus species restricts the transcription of SARS-CoV-2 entry factors in human nasal epithelium'이란 주제로 셀(Cell) 출판사가 펴내는 융합과학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