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할 물질 나왔다

내과학교실 이용호·의생명과학부 배수한 교수, ㈜에스엘메타젠와 공동 연구
마우스 실험 '증상 완화 효과' 확인‥'중성지방', 간 섬유화 지수 45% 개선
이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원인과 발생 양상 다양해 다중 표적 치료제 필요"
"새로 발명한 단백질, 새로운 기전 치료제 개발 앞당길 단초 될 것"
논문, 美 간학회 공식 학술지 'Hepatology 최신호'에 발표

[보건타임즈]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됐다.
발병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증상 완화를 위한 방법은 존재하지만, 근치적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정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이용호(사진 左), 의생명과학부 배수한 교수(右), ㈜에스엘메타젠 공동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 마우스 실험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15일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보기)은 'A GLP-1/GLP-2 receptor dual agonist to treat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targeting the gut-liver axis and microbiome'이란 주제로 미국간학회 공식 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IF 17.425) 최신호'에 발표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간에 지방이 다량 축적돼 발생한다.
이 질환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으로 영양 섭취가 과도해진 것이 발병 원인이다.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신체가 사용한 후 남은 영양분이 중성지방으로 간에 쌓이면서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진료 환자는 2019년 약 10만 명으로 2015년에 비해 2.5배 정도 늘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하며 간 조직 내 지방 축적을 줄이거나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약만 일부 나와 있을 뿐이다.
이토록 치료제 개발을 어려운 이유는 다양한 발병 원인과 증상 때문이다.
게다가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치료 반응이 가지각색이어서 유의미한 효과를 증명하지 못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지방간염 치료제로 활용 가능한 단백질을 만들에 효능을 점검하기 위해 마우스 실험을 했다.

먼저 연구팀은 지방간염 증상에 대한 치료물질로 활용되는 GLP-1, GLP-2 호르몬을 연결해 하나의 이중 표적 단백질로 합성했다.
GLP-1 호르몬은 포도당(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분비와 식욕을 조절한다.
실제로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일어나는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사용된다.
GLP-2 호르몬은 영양 흡수를 위한 장 환경을 조성한다.
소장의 길이무게 증가와 함께 미세융모도 길게 해 난치성 단장 증후군 치료제로 쓰인다.
이에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다양한 병인에 맞춰 두 가지를 표적으로 하는 물질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유발한 마우스 모델에서 실제 효능 확인했다.
GLP-1, GLP-2, GLP-1/2 호르몬 이중 표적 단백질을 4주간 이틀 간격으로 각각 마우스에 투여해 간 중성지방과 섬유화 변화를 비교했다.

이 결과, 중성지방은 GLP-1/2 호르몬 이중 표적 단백질을 투여한 마우스에서 GLP-1, GLP-2를 투여한 군보다 각각 22%, 46% 감소했다.
간 섬유화 수치도 30%, 40% 개선됐다.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마우스보다는 중성지방, 섬유화 수치 모두가 45% 정도 낮았다. (그림)

이와 함께 마우스 분변을 분석해 이 가운데 표적 단백질이 유래한 장내 미생물이 지방간염 치료 효과를 만들었는지 확인했다.
분변에선 패혈증을 일으키는 지질 다당질의 감소와 함께 간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mRNA 발현이 줄었다.

GLP-1/2 실험군에선 GLP-1, GLP-2 대조군과 비교해 지질 다당질이 각각 48%, 32% 줄어든 것이 관찰됐다.
간 섬유화를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도 각각 62%, 57% 감소했다.

이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원인과 발생 양상이 다양해 단일 표적 치료제보다 다중 표적 치료제가 필요하다"며 "FDA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아직 없는 만큼 이번에 발명한 단백질이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 성공을 앞당길 단 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