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 진행, 악화하지만 조기 치료 시 '합병증 없이 완치' 가능
유은선 교수 "적절하게 치료하면 합병증 없이 완치에 이를 수 있다"
"이상 징후 시 초기에 신속, 정확한 인지와 치료 중요"
지난해 11월, 고등학교 2학년 A군(16)은 갑자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며 이대서울병원을 찾았다. 평소 건강했기에 허리 디스크 정도로 가볍게 여겨 검사를 받던 중 A군은 갑자기 주저앉아 걷지 못하는 하반신 마비 증상을 보였다.
긴급 검사 결과, 흉추를 침범한 종양에 의해 척수가 압박을 받아 하반신 마비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이 주치의였던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은선 교수(사진)는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응급 감압수술과 조직검사를 했으며 악성 버킷림프종(Burkitt Lymphoma)이 확인돼 최종 4기로 진단됐다.
이후 치료에 들어간 유 교수는 다약제 병합 항암화학요법과 표적항암제(리툭시맙)로 두 차례 관해유도요법을 시행했다.
이 결과 1차 반응 평가에서 종양이 약 80% 이상 감소했으며 하반신 마비 증상도 회복돼 거의 정상으로 걸을 수 있게 됐다.
이에 유 교수는 "이 학생의 질환과 연관된 모든 의료진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A군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각 전문분야의 치료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등 통합적인 집중 케어(intensive care)를 제때 시행함으로써 이러한 치료성과가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A 군은 향후 추가로 항암치료를 마친 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작할 예정이다.
청소년, 남성에 흔해…1주일 만에 '급속 악화'
이처럼 A 군의 건강을 위협한 악성림프종은 림프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림프계는 세균, 바이러스 등과 싸워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중 림프구가 악성으로 바뀌어 증식하는 것이 악성림프종이다.
버킷림프종은 B-림프구에서 발생하는 악성림프종이다.
소아청소년 악성림프종은 100만 명당 약 27명꼴로 발생하며 10세 전후부터 청소년기에 증가한다.
성인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실질 장기의 침범이 흔하며, 종양의 성장이 빨라 급속히 골수, 혈관, 중추신경계까지 퍼져 나간다.
이 때문에 빠르게 확산하는 고등급 유형이 많아 강력하면서 복합적인 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하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아 완치율은 높다.
임상 증상은 종양의 발생 부위와 원격침범 부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버킷림프종은 복부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복부 덩어리, 복통, 구토와 장중첩증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골수를 침범하면 빈혈,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중추신경계에 침범했을 땐 신경마비 증상을 보인다.
악성림프종은 혈행성으로 급속히 퍼져나가 전신적인 강력한 병합요법이 필요하다.
버킷림프종은 더 강력한 치료를 단 기간내 시행하는 원칙이며 치료에 매우 민감하다.
병기가 낮으면 4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매우 양호하며 3기에도 중추신경계 예방요법을 함께 하면 4년 생존율을 약 90% 이상을 보인다.
재발의 위험 커 고위험 군에게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한다.
유 교수는 "버킷림프종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합병증이 존재할 수 있으며 빠르게 진행, 상태가 악화돼 치명적일 수 있지만 적절하게 치료를 하면 합병증 없이 완치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초기에 신속, 정확한 인지와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의심 증상이 있을 땐 지체 없이 전문적인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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