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시 'HPV 유병률 현저 감소'
이상적인 접종 연령대 '9~26세', 이에 속하지 않더라도 예방 위해 접종
[보건타임즈] 전 세계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자궁경부암(2020년 기준)은 질과 자궁이 만나는 자궁 목 주위를 말하는 자궁경부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2020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8년 3,500명이 자궁경부암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여성암 중 8위에 오를 만큼 대표 여성암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암은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대부분 발생하며 주로 성교를 통해 감염된다.
HPV는 감염됐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주기적 검진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제때 접종하면 90% 이상의 예방효과를 봐 최근 들어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접종 건수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최은정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Q&A를 통해 남성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를 알아봤다.
Q. 자궁경부암은 어떤 암인가?
자궁경부는 질과 자궁이 만나는 자궁 목 주위를 말한다. 자궁경부암은 정상 세포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 변형되기 시작해 이형세포가 되며 수년 또는 십수 년에 걸쳐 상피세포 내 신생물에서 완전한 암세포로 바뀌어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악화가 된다.
Q.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거의 모든 자궁경부암은 생식기와 항문 주변에 서식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HPV 바이러스의 경우 대부분 성관계나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HPV에 감염됐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감염도 일시적인 경우가 많아 주기적인 자궁경부 세포진검사가 필요하다.
일부에서 일시적으로 상피세포 내 신생물을 발생시켰다가 저절로 퇴화해 정상 세포가 되는 사례도 있다.
HPV에 감염된 극히 소수에서만 감염이 지속, 장기화함으로써 HPV가 본격적인 상피세포 내 신생물(자궁경부암)로 발달하게 된다.
자궁경부암의 발생 인자는 HPV 이외에 성교를 통한 요인들(정액, 정자, 트리코모나스나 클라미디아 등의 성병균)로 알려져 있지만, HPV 감염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으로 작용하는 원인 중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자궁경부암 이외에 HPV가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은 아래 표와 같다.
Q.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어떤 기능을 하는가?
쉽게 말해 자궁경부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고위험군의 HPV 형태를 예방하는 주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HPV 백신은 크게 2가(16형, 18형 예방), 4가(6형, 11형, 16형, 18형 예방), 9가(6형, 11형, 16형, 18형, 31형, 33형, 45형, 52형, 58형 예방)로 나눌 수 있으며 모두 백신에 포함돼 있는 HPV 유전형에 대한 예방효과가 매우 뛰어나, 성 경험 전에 접종을 마치면 90% 이상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 등 전암병변을 예방효과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HPV 예방접종을 했다고 해 기존 HPV 감염과 바이러스에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지는 못한다.
Q.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남자가 맞아야 하는 이유는?
남성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여성처럼 지속적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암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 16형과 18형은 항문암의 약 90%와 구강암, 인두암과 음경암의 상당 부분을 유발하며, 6형과 11형은 성기 사마귀의 원인 중 약 90%를 차지한다.
유럽연합의 모델링 연구결과에 의하면, 여성청소년과 20대의 성인여성이 단독으로 백신을 접종한 것보다 남녀 모두 HPV 백신을 접종했을 때 HPV 유병률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남성의 HPV 감염이 감소하면 여성의 HPV 관련 질환도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Q.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나이에 따라 효과가 다른가?
HPV 예방접종에 최적의 시간은 HPV에 노출되기 전이나 성 경험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미 다수의 연구에서 HPV 백신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게서 가장 효과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선 다음 연령대의 모든 여성과 남성에게 HPV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정규 예방접종은 11∼12세경에 권장되며, 9세부터 투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만 12세 여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13세에서 26세 사이의 나이에서 정규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았거나 접종횟수를 채우지 못했을 때 나이에 따라 2회 또는 3회의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27세 이상의 성인에선 권장 나이에 적절한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을 때 이미 HPV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예방접종을 통해 다른 HPV 유형으로부터 보호받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가와 9가 백신은 45세, 2가 백신은 55세까지 접종 가능 연령대를 확대했다.
Q. HPV 예방백신을 접종할 적정 연령대를 넘겼을 때 예방접종 해야 하는가?
백신 효과가 가장 좋을 때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최초로 노출되기 전이다.
백신 적정 나이보다 나이가 많다고 해 항체가 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예방접종이 보호할 수 있는 HPV 유형에 이미 노출됐을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성 경험과 성접촉 후에 HPV 백신을 맞으면 효과가 없다는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이 아니다.
HPV 예방접종이 커버하는 유형 가운데(현재까지는 최대 9개의 유형) 아직 감염된 적이 없는 HPV 유형도 보호를 받아 미래에 감염될 수 있는 HPV 유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나이와 상관없이 예방접종은 필요하다.
Q.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고민하는 분들께 조언
HPV는 이미 감염된 사람과 성교, 성기접촉 혹은 구강성교 중에 감염될 수 있으며, 대개는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감염되고 전염시킨다.
현재까지는 남성을 위한 HPV 검사는 존재하지 않아 더더욱 자신의 감염 여부를 확인 할 수가 없다.
남성과 여성이 HPV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양측이 모두 백신을 접종, 가장 흔하게 암을 일으키거나 건강문제를 유발하는 유형의 HPV에 대한 항체를 가지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접종연령은 9~26세 사이 성 경험이 있기 전이지만, 성적으로 왕성한 젊은 사람들도 예방접종의 효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남성의 HPV 예방접종을 통해 여성의 자궁경부암의 유병률도 낮출 수 있으며 자신도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음경암을 예방하며, 재발이 흔한 성기 사마귀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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