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가족, 돌봄 부담서 벗어나 '휴식과 회복' 기회
'넥슨 재단 기부금 100억 원, 보건복지부 보조금 25억 원' 지원
[보건타임즈] #> 24시간 병간호가 필요한 우현이(가명, 10개월)는 출생 시 발생한 뇌 손상으로 인해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진단을 받아 생후 5개월에 퇴원,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우현이 엄마는 3~4분에 한 번씩 아이 목에 연결된 기관 절개 관에서 가래와 침을 빼내야 하는 것은 물론 야밤에 산소포화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측정기 알람에 신경 쓰느라 잠 한숨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소라(가명, 10살)는 생후 8개월 경 겪은 폐렴의 합병증으로 뇌 손상을 입게 돼 배에 연결된 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으면서 24시간 산소를 의존해야 해 24시간 간병이 필요하다.
소라 엄마는 소라가 아프기 시작한 이후 9년째 남편이 잠깐 쉴 때 볼 일을 몰아보고 나머지 시간을 아이 돌봄에 써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교통사고가 당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소라를 돌볼 사람이 없어 약으로 버텨오고 있다.
두 사례처럼 중증소아 환자를 단기간 보호자 없이 24시간 간호 간병하는 '(가칭)서울대학교병원 넥슨 어린이 완화의료센터'가 원내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건립된다.
서울대병원(병원장 김연수)은 넥슨 재단(이사장 김정욱)의 기부금 100억 원과 보건복지부 정부 보조금 25억 원을 지원받아 원내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연 면적 약 1,350㎡ 규모의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욱 넥슨 재단 이사장, 노정환 네오플 대표, 김정주 NXC 대표이사,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한석 서울대 어린이병원장, 배은정 소아청소년과장, 문진수 소아 진료지원실장, 김민선 소아청소년과 교수)
센터의 간병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중증 어린이 환자는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의 사전 평가를 거쳐야 하며 보호자 없이 1회 6박 이하, 연간 최대 14일까지 입원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퇴원 후 계속 인공호흡기 등에 의존해 가족으로부터 24시간 간병을 받는 어린이는 400여 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최근 2년 이내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한 번이라도 입원한 적이 있는 환자 가운데 가정에서 집중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환자만 집계한 숫자다.
전국적으로는 약 3천 명의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간병인을 두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성인 환자와 달리 어린이 환자를 받아주는 곳은 거의 없어 이들의 간병과 돌봄 부담은 오직 가족의 몫이 된다.
이러한 환자를 둔 가족에게는 단 며칠이라도 아픈 아이를 맡김으로써 정신적·육체적 회복을 위한 시간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에선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소아 전문 완화의료 시설과 복지 제도가 널리 정착돼 있다.
이번에 중증 어린이들을 최전선에서 치료하며, 치료 이후 돌봄으로 지쳐가는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서울대 어린이병원과 장애 어린이 관련 사회공헌에 앞장서온 넥슨 재단이 손을 잡아 2022년 5월 오픈을 목표로 국내 최초 단기 돌봄 의료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김연수 병원장은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앞으로 중증 어린이 환자의 치료 기술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환자와 가족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전인적 치료와 돌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앞장설 것"이라며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이 환자와 가족의 삶에 작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정욱 이사장은 "넥슨은 우리의 미래 어린이에 갖는 지극한 관심을 바탕으로 그간 청소년의 재활과 의료 지원 사업에 지속해서 참여해왔다"면서 "국내 최초로 생겨날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에 동참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앞으로 관심을 이어 가겠다"고 화답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09: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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