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녹내장-시세포 이상 연관' 세계 첫 규명

안과 연구팀 "녹내장 발병과 연구에 새 패러다임 제시"

[보건타임즈] 녹내장이 시야손상과 함께 시세포에도 이상을 초래한 사실(논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연구진에 의해 밝혀냈다.[사진 녹내장 환자의 시야손상(오른쪽), 정상(왼쪽)]

시세포는 망막 내의 감각세포로 우리 눈에 들어온 빛을 감지한다.
시세포는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눈과 뇌를 잇는 망막신경절세포(시신경)를 통해 뇌로 전달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물을 인지한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혈류이상에 의해 눈과 뇌의 가교 역할을 하는 망막신경절세포가 소실돼 시력을 잃는 안과질환이다.
이 병은 40세 이상 인구의 3.5%에서 나타나며, 전체 실명 원인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안과학계에 녹내장 환자에게서 망막신경절세포의 소실이 알려져 있었지만, 빛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시세포엔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하아늘 교수

김영국 교수

정진욱 교수

박기호 교수

하지만 서울대병원 안과 하아늘 김영국 정진욱 박기호 교수팀이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서울대병원 녹내장클리닉을 방문한 150명을 대상으로 눈 CT로 불리는 '안구광학단층촬영(OCT)'을 사용해 검사한 결과 시야손상이 말기까지 악화된 녹내장 환자의 '빛수용체 타원체구역' 반사강도가 중기 상태의 환자보다 2.45배 낮았다.

또 중기 환자의 반사강도는 초기 환자보다 3.15배 낮게 분석됐다.

즉 녹내장이 시야손상과 함께 시세포에 이상을 초래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빛수용체 타원체구역은 시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가 모여 있는 부분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 공급하는 '공장'으로, 빛수용체 타원체구역 반사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시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하지 못한 미토콘드리아의 상태는 시세포의 기능과 바로 직결된다.

박기호 교수는 "망막의 여러 신경세포들은 구조와 기능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망막신경절세포의 손상이 오래기간 계속돼 신경영양인자 등이 줄어들면서 시세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연구는 녹내장 발병과 진행하는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국 교수는 "비슷한 상태의 녹내장 환자에게서도 시세포층의 변성 정도에 따라 시력, 시야 등의 시 기능의 차이가 존재하거나 장기적인 예후가 다를 가능성이 있다”며 “임상적으로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논문은 'Ellipsoid Zone Change According to Glaucoma Stage Advancement'이란 제목으로 안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