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국인 유전체 지도 완성 '가장 정밀-완벽'

서양인과 다른 '유전구조' 첫 규명
'장기 이식 거부 반응-체내 약물흡수' 관여 유전자 유형 확인

[보건타임즈] 한국인 고유의 유전 정보를 반영, 가장 완벽한 '유전체(유전자+염색체) 지도'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완성됐다.
아시아에서 독자적으로 구축된 첫 유전체 지도다.
이 유전체 지도는 한국인을 비롯해 아시아인을 위한 맞춤형 치료와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우고 있다.

이 연구엔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Pacific Biosciences), 10x 지노믹스(10x Genomics), 바이오나노 지노믹스(BioNano Genomics) 등 다양한 유전체 분석 기술 전문기업의 기술진들이 참여했다.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은 가장 완벽한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를 구축했다고 6일 발표했다.

전 세계 의료기관이나 생명공학분야에선 2003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의 국립생물정보센터(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가 완성한 유전체지도(GRCh38)를 암 등 유전질환 치료와 연구에 사용해왔으며 국제기준으로 활용돼왔다.
이 지도는 백인과 흑인의 유전체 정보만 반영,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징분석에 한계를 드러내 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소장 서정선/마크로젠 회장)에 따르면 당시 서양인 중심의 표준 유전체의 한계를 넘어설 아시안 표준 유전체 프로젝트(Asian Reference Genome Project)를 수행해왔다.
첫 성과로 2009년 7월 북방계아시아인의 전형으로서 한국인 'AK1'의 유전체를 분석해냈다.

7년이 지난 2016년 10월 국제 표준 유전체와 비교, 분석하는 기존 방법 대신 롱 리드 시퀀싱(long read sequencing) 등 최신 서열분석 기술들과 신생 조합(de novo assembly) 알고리즘을 적용, 이번에 연구진이 건강한 한국인 남성의 유전 정보를 기반으로 삼아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를 가장 완벽하게 만들어냄으로써 서양인과는 다른 1만8000개의 유전적 구조까지 규명해내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와 함께 기존엔 전혀 알 수 없던 190개 유전자 중 105개의 정보를 밝혀냄과 동시에 장기 이식을 할 때 거부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유전자와 체내에서 약물흡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 유형 등까지 찾아냈다.

'정밀의료 연구-신약 개발' 탄력
네이처, '특정 인종' 최초 표준 유전체 지도

이로써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유전적 특징을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뿐 더러 암이나 유전병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 연구와 신약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개 표준 유전체 지도는 개인의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 즉 발병원인을 찾을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서정선 소장은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는 아시아인 전체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약 45억 명의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료(맞춤형 치료)를 이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De novo assembly and phasing of a Korean human genome'이란 제목의 논문 명으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네이처는 세계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most contiguous)운데다 특정 인종을 기준으로 한 최초의 표준 유전체 지도"라며 극찬했다.

서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 네이처와 자매지에 총 10편의 논문을 발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