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기 쉬운 '숨겨진 질환' 잡자
'서맥성 부정맥·우울증' 질환 인식
'배뇨 장애' 노년에 누구나 겪는 문제
[보건타임즈] 100세 시대가 되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얼마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가 중요한 삶의 지표가 됐다.
건강 재테크라는 말처럼 활기찬 인생 2막 계획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강관리'다.
흔히 노인성 질환하면 치매나 협심증, 파킨슨병 등과 같은 질환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진정한 건강 100세를 실현하기 위해선 노화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환 중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는 병까지 꼼꼼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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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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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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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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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대목동병원은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지만 정작 고령자들이 자신의 나이 탓에 평소 간과하거나 소홀하기 쉬운 '숨겨진 노인성 질환'을 선정, 발표해 눈길을 잡는다.
부쩍 느려진 맥박, '서맥성 부정맥'
심장 분당 50회 이하로 뛴다면 의심
단순한 노화 증상으로 여기다가 간과하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서맥성 부정맥’이다.
이 질환은 심장의 전기전달체계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의 한 종류다.
정상인의 심장이 분당 60~100회를 뛴다면 이 질환은 50회 미만으로 매우 느리다.
서맥성 부정맥은 고혈압이나 협십증, 뇌졸중 등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가슴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과 같은 자각증상을 느껴도 나이가 들어 기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증상쯤으로 치부한다거나 빈혈 혹은 저혈압과 같은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심장 박동이 느려지면 뇌를 비롯한 주요 장기에 원활하게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어지러움과 호흡 곤란, 경우에 따라 실신할 수 있다.
심장 박동이 수초 이상 정지하는 등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노인 부정맥 환자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꾸준히 늘어나 노년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심평원의 자료에 따르면 부정맥 환자는 2011년에 14만 7159명에서 2013년 18만 7085명으로 3년 새 무려 약 27%나 증가했다.
이 수치는 암에 이어 국내 주요 사망원인 2위에 올라 있는 심혈관 질환(협심증∙심근경색)의 환자가 같은 기간 내에 5% 증가율을 한 것보다 약 5배나 많은 비중이다.
이대목동병원 부정맥센터장 박준범 교수는 "서맥성 부정맥은 노년층의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이지만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겨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오르며 심장 박동 또는 맥박이 느리게 뛴다고 느껴질 땐 왼쪽 손목 한쪽의 맥을 짚어 맥박 수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면서 증상이 심하거나 자주 나타난다면 즉시 내원해야 하며 1분당 맥박 수를 체크, 주치의에게 알려주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심한 '노인 우울증' 자살 야기
질환으로 인식, '적극 치료'
우울증은 노년기에 가장 흔하게 직면하게 되는 정신적 문제이지만, 마음의 병은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고령자들이 상당수라는 게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의 지적이다.
심평원 2015년도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진료환자는 2011년 59만 명에서 2015년 67만 명으로 부쩍 늘었다.
이중 60세 이상의 우울증 환자가 전체의 약 4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우울증은 노년기의 경제적인 어려움, 사회와 가정에서 역할 상실, 배우자의 죽음, 신체적 능력 약화, 죽음의 두려움 등 심리적인 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노인 우울증은 청장년과 달리 자신의 심리 상태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서 각종 신체 증상을 주로 호소하는 가면성 우울증이 흔하다.
이 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나이가 들면 즐겁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거나 '울적한 것이 괜한 기분 탓이라든지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등의 오해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 들여 조기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
또 우울증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의문과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조기 진단과 치료를 멀리하게 하는 몫을 한다.
하지만 우울증은 조기 치료 시 완치 비율이 높은 편이며 심할 경우 극단적으로 자살을 기도, 적극적인 관리가 시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15'에 따르면 한국의 항우울제 소비량은 1000명당 20DDD(1일 사용량 단위·2013년 기준)로 28개국 가운데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으며 OECD의 하루 평균 소비량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물론 약물 과용이 바람직한 것을 아니지만,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우울증 치료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는 "예전과 달리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자주 깬다든지 입맛이 없으며 체중 감소, 주변 일이나 사람 싫증, 건망증이 늘면서 말과 행동이 느려질 때 한번쯤은 우울증을 의심, 즉시 전문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다"며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가족의 지지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친구와 친지들과 잦은 교류를 주선해준다든지 뜨개질이나 그림 등의 취미 활동을 함께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고령 부모와 함께 살고 있지 않다면 집 방문이나 안부 연락을 자주한다거나 가끔 함께 근교 여행을 떠나는 것도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 비대증·요실금', 증상 있을 땐
수치스러운 병 아니기에 당당하게 '치료'
증상을 느끼지만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질환이라 여겨, 혼자 끙끙대며 키우는 병이 있다.
가장 대표질환으로 전립선의 비대로 배출 장애를 겪는 전립선 비대증과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흘러나오는 요실금을 꼽을 수 있다.
두 질환은 위중한 병이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자신감 결여 등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건보공단 자료에 의하면 전립선 비대증의 진료환자는 2010년 77만 명에서 2014년 101만 명으로 5년 새 32%나 증가했다.
이 질환은 나이와 직접 관계가 깊다. 60대에 60%, 70대에선 70%, 80대에서는 80%로 연령에 비례해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엔 요실금 환자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환자는 70대 이상이 3만 6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6~70대가 전체 환자의 약 47%를 차지한다.
비뇨기과 윤현석 교수는 "고령자의 과반수가 배뇨 장애를 겪을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지만 증상을 참다가 병이 꽤 진행돼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배뇨 장애는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당당하게 치료에 나서야 하며,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잘 참지 못한다면 배뇨 장애를 의심, 즉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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