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건국대병원, ‘집단폐렴 괴 소문’에 환자 급감

[보건타임즈] 건국대병원이 교내 동물생명과학대 건물에서 발생한 원인미상의 집단 폐렴사태가 터지면서 각종 괴 소문과 악성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사실 확인이 안 된 일부 언론의 보도까지 겹쳐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폐렴을 전염성이 강한 감염병인 것처럼 혼동을 줌으로써 평소 찾아오거나 내원하려는 환자의 발목까지 잡아 병원에 큰 피해가 되고 있다.

현재 나도는 괴 소문과 악성루머의 내용을 요약, 추려보면 이렇다.
사태 발생 후 건대병원이 늑장대응을 했다거나 병원 내 폐렴환자가 입원시켜 원내에서 감염될 수 있다 등 여럿 해괴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처럼 사실과 전혀 다른 괴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건국대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발걸음을 잡아 내원환자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건국대병원은 진화에 나서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유광하 과장

양정현 의료원장

한설희 병원장

기현균 실장

건국대병원 양정현 의료원장은 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집단 폐렴의 원인으로 독감 균과 메르스 균이 배제된 상태에서 감염 율이 낮은 실험실에서 나온 균 또는 화학약품에 질식, 폐렴증세일 가능성을 열어 둔 방역당국의 조사방향에 빗대 "원내감염이라도 벌어진 듯 해괴망측한 입소문이 나도는 가하면 발병즉시 국립의료원 등 격리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모두 이송한 환자들이 아직 입원, 다른 내원 자에 바이러스를 옮길 것처럼 꾸며 낸 악성루머가 퍼지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집단 폐렴 발생 후 건국대병원의 늑장대응이란 언론보도 등도 반박했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과장(집단 폐렴환자 주치의)은 "첫 환자는 지난달 25일, 두 번째 환자는 26일에 각각 응급실에 입원했다"면서 "두 환자의 엑스레이를 판독 결과 패턴이 같았다. 27일 오전 회진 시 전공의로부터 비슷한 엑스레이 패턴의 환자가 또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해 곧바로 원내 감염관리실과 감염내과에 신고,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하게 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하지만 정부가 집단 폐렴 사실을 처음 알린 지난달 28일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보도 자료에선 발병 시기를 19일로 발표함으로써 건국대병원이 무려 7일간이나 숨겨가며 시간을 끌다 뒤늦게 방역당국에 보고한 것처럼 몰아 늑장대응이란 멍애를 뒤집어쓰게 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건국대병원으로부터 건대 내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환자가 10월 19일 이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3명) 신고가 광진구보건소에 접수돼 28일 중앙역학조사반을 현장에 파견, 현장 역학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대로라면 건국대병원이 이미 19일 폐렴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방역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건국대병원이 털어놓은 당시상황은 전혀 달랐다.

건국대병원은 "보건소가 동물생명과학대학 학생 한명이 27일 문진과정에서 19일부터 폐렴증상이 있었다고 해 이송해도 되겠느냐"며 "전화로 물어와 격리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보내라고 했다"면서 "그 학생은 이전이나 이후에도 병원에 내원조차 않았으며 당시로선 엑스레이 상에 단 한명 환자의 패턴이 이상하다고 여겨 집단 발병으로 보고할 수 없는 입장이었던 데다 3명으로 늘어난 시점에서 곧바로 질병관리본부에 알려 방역대응체계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양정현 의료원장은 "3명의 폐렴환자를 신속하게 질본에 보고를 한 것은 굉장히 자부할 일인데 건대 폐렴이라고 불리며 마치 건국대병원에 큰 문제가 있는 듯 보도가 됐다"면서 "잘못된 언론보도와 괴 소문만으로 병원이 큰 피해를 입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이 19일부터 이미 폐렴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숨겨가며 질병관리본부에 늑장보고 했다는 것 자체가 거짓이라는 거다.

건국대병원에 동물생명과학대학 내에서 발병한 폐렴환자가 입원해있다는 소문도 허위로 드러났다.

유 과장은 "건국대병원은 28일(수요일)부터 선별진료실을 마련해 이들 환자를 원내에 들이지도 않았다"면서 "동물생명과학대학 내에 근무했던 교직원이나 외부인 중에 폐렴증세가 발견된 즉시 모두 격리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했다"며 "현재 병원 내엔 한명도 없는 상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사태 진화에 온힘을 쏟지만 건국대병원이 입은 피해는 너무 커 보인다.
계절상 늘어나야 할 호흡기내과의 경우 외래환자가 1/10로 줄었다.
응급실 내원환자는 집단 폐렴사태 전 하루 120~150명에서 80명 정도로 급감했다.

한설희 병원장은 "떠도는 괴 소문만 듣고 선 환자가 오지 않고 있다"면서 "건강검진의 평일 예약 취소 율이 사태 전 5% 정도였지만 현재는 20%에 달한다"며 "외래도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