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5~6월 ‘환자 발생률’ 최고
음식물 냉장보관 2일 이상 넘기면 ‘위험’
강렬한 햇살로 낮 최고 온도가 30도를 웃도는 등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햄버거를 먹은 고등학생들이 단체로 식중독에 걸렸다. 제주도에서도 관광객이 집단 식중독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중독은 덥고 습해지기 시작하는 5월부터 벌레와 곰팡이 이물의 발생건수가 늘어나 한여름에 비해 음식물 관리가 소홀한 5~6월이 1년 중 가장 많은 환자 발생률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요즘 같은 날씨 식중독에 주의가 왜 필요한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자세하게 알아봤다.
독소형 식중독, 끓여도 ‘독소 파괴’ 안 돼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어 복통, 설사, 구토, 발열 같은 급성 위장관 증세가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물질에 따라 잠복기와 증상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며 대개 음식물 섭취 후 72시간 이내에 증상을 보인다.
종류는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 생기는 세균성 식중독과 봄나물‧독버섯․복어알 등에 의한 자연독(毒) 식중독, 그리고 농약․중금속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으로 발생하는 화학성 식중독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이라고 하면 세균성 식중독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세균성 식중독은 독소형 식중독과 감염형 식중독으로 구분된다.
외부에서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 독소형 식중독은 통상적인 조리온도에서 끓여도 세균이 죽지만 독소는 파괴되지 않아 식중독 증세가 일어날 수 있다.
주로 구토, 복통, 설사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형 식중독은 독소형 식중독보다 잠복기가 좀 더 길지만 설사는 덜하다.
이와 함께 열이 나는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며 대변에 섞인 백혈구나 혈액 등을 조사해보면 염증성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시기별로 보면, 5월엔 주로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 6월과 9월은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 11월과 12월, 2월에는 노로바이러스가 집단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식중독균, 냉동상태 “증식 억제될 뿐 죽지 않는다”
식중독의 예방의 예방을 위해선 항상 손을 깨끗이 하는 개인위생이 가장 중요하다.
외부활동 후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는 등 올바른 손 씻기가 필요하며, 요리하기 전에 손 씻기는 필수다.
음식물을 다루는데도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균은 대체로 열에 약하다.
저온에서 잘 번식하지 못해 가열 조리식품은 75도씨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 먹고 남은 음식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단, 조리한 음식물일 경우 2일 이상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냉장․냉동 상태에서도 식중독균은 증식이 억제될 뿐 사멸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날 음식과 조리된 음식을 따로 보관하고 날 음식을 썬 칼과 도마는 다른 식품을 자를 때 사용해선 안 된다.
조리된 음식을 다룰 때는 국자, 집게 등 기구를 이용하며, 조리 후 취식하기까지의 시간은 2시간 이내로 한다.
또 음식은 2회 이상 재가열하지 않는다.
기온이 올라가는 5월엔 식품 안에 벌레,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 면류, 커피, 과자 등 비닐류 포장지는 밀폐용기에 보관하거나 냉동실 등에 저온 보관해야 한다.
곰팡이가 많이 발생하는 음료류나 빵류는 개봉 후 바로 섭취해야 한다.
식품을 구입할 땐 포장지가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지 않았는지, 용기가 찌그러진 부분이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
유통 중 취급 부주의로 외부 공기가 유입되면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을 보관하는 장소는 정기적으로 청소해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식중독 환자, 금식보다 기름기 없는 ‘소량의 담백한 음식’ 추천
대부분의 세균성 식중독은 2∼3일 안에 저절로 낫는다.
치료는 구토나 설사로 생긴 체내 수분손실과 전해질을 보급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에 따라 수액공급 등의 대증요법이 주요 치료방향이 되지만 극히 일부의 경우 항생제의 사용도 고려된다.
혈변이나 점액성변, 혹은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엔 항생제의 투여를 고려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설탕물이나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보충해 주는 방법이 있다. 지사제는 함부로 먹어선 안 된다.
설사가 있다고 해서 지사제를 먹게 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시키지 못해 병을 더 오래 끌고 갈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화 교수는 “식중독 환자의 식사는 이전에 금식을 원칙으로 했으나 최근엔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 없는 담백한 음식을 조금씩 먹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급성기에는 우유나 유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전반적으로 야채 같은 고섬유질 음식, 지방, 신 음식을 비롯해 커피, 코코아, 콜라 등은 삼가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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