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찬바람에 이가 시린 이유는 ‘풍치(?)’

플라그 쌓여 치석되고 잇몸과 치아 벌어진 치주낭에 염증 생겨 ‘치주질환’
서울대치과병원 구기태 교수 ‘예방하기 위한 5가지 생활가이드’ 소개

겨울철 찬바람이 이 사이로 들어가 통증이 느껴질 때를 풍치라고 부른다.
왜 이가 시리고 아프게 하는 것일까?

풍치는 치아와 치주조직 사이에 염증이 생겨 잇몸 뼈가 녹고, 잇몸이 내려앉게 되면서 찬바람에 잠시만 노출해도 시리게 되는 잇몸질환을 말한다.

이 잇몸질환은 내려앉고 변색된 잇몸 때문에 심미적으로나 치아 기능에 문제가 생겨 항상 잇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치주질환은 30대 중반 이후 성인의 4명당 3명꼴로 나타나며 40대 이상에선 80~90%가 질환을 겪고 있으며 씹고 맛보는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노인 인구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구기태 교수에 따르면 치주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60세 이상 환자의 내원 횟수가 2012년 26,738건에서 2013년 31,642건으로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구강 위생 관리를 오랜 시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환자와 유병인구가 늘어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구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어려서부터 치아관리에 관심을 갖고 구강이나 잇몸질환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구 교수에 따르면 원인은 지속적으로 치아에 형성되는 세균성 플라그와 바이오필름이다.
플라그는 제거되지 않고 단단해지면서 치석이 된다.

치석이 쌓이면 잇몸이 치아로부터 떨어져 틈이 벌어지면서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치주낭이라는 공간이 형성된다.
치주낭 부위에 염증이 생겨 악화되면 잇몸과 치아 사이가 더욱 벌어져 잇몸 뼈와 주변 조직이 파괴돼 결국 치아가 흔들리게 되며 나중엔 뽑아야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치주질환은 당뇨병과 같은 전신장애를 앓고 있거나 흡연, 임신기간 동안에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찬물을 마실 때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붓고 분홍빛이 아닌 검은 빛을 띤다면 풍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양치질을 할 때 피가 나는데다 입 냄새가 심하고 치아가 흔들리며 잇몸이 간지럽다면 더 늦기 전에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풍치는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염은 앞 치아의 잇몸이 자꾸 내려가 치아사이가 벌어져 나중엔 뿌리까지 보이게 되는 증상을 나타내며 잇몸 뼈를 덮는 잇몸부분에 생기는 질환이다.

잇몸에만 발생한 염증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라 스케일링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치주염은 잇몸 속 즉 치아의 뿌리 쪽에 세균이 파고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잇몸 뼈를 녹이는 질환이다.
이때 염증으로 심해져 농이 차고 치아가 들뜨게 되며 사용하지 않아도 극심한 통증을 느꺼 발치하거나 약해진 잇몸으로 흔들리는 증상이 악화되면 저절로 빠지기도 한다.

이땐 골격구조에 변화가 생겨 이를 지지하는 잇몸 뼈가 녹아 잇몸이 내려앉게 돼 스케일링 뿐 만 아니라 더 이상 염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과감한 치료를 해야 한다.

치주 질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 진단은 탐침(probing)으로 한다.
치아와 잇몸 사이 치주 낭의 깊이를 측정, 염증의 정도를 파악한 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사진1> 탐침으로 치주낭의 깊이 측정

치주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세균성 플라그나 바이오필름을 깨끗이 제거,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세균의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치주염이 치조골까지 침범한 경우 스케일링을 포함한 일반적인 치주 치료만으로는 질환이 개선되기 어려워 결국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

치주수술은 국소마취 하에 수술을 하게 돼 통증이나 불편 등은 적다.

먼저 잇몸을 열어 치아와 뿌리가 잘 보이도록 한 다음 잇몸 속의 세균성 치석, 염증 조직을 깨끗이 제거한 뒤 다시 잇몸을 닫아 봉합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잇몸 수술로도 회복이 어려운 경우는 뼈 이식 수술을 통해 인공뼈가 치조골의 기능을 담당하도록 한다.

<사진2> 치주염 치료와 관리를 통한 잇몸뼈의 회복

치주염 치료 전 ▷▷▷ 치주 염 치료 후 잇몸 뼈 회복

구 교수는 “잇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칫솔질을 통해 치태와 치석의 형태로 존재하는 세균을 닦아내는 것이다.
칫솔은 물에 담가두는 일 없이 마른칫솔을 사용해야 하며 치실과 치간 칫솔 같은 보조기구 사용도 잇몸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풍치로 이가 시릴 땐 시린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거나 불소 양치 액을 사용하면 좋다. 마지막으로 치주질환은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잇몸질환 예방에 가장 효과적”고 강조했다.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가이드>
① 올바른 칫솔질로 구강 위생 상태를 개선하고 스케일링을 통해 잇몸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② 치아 조직의 뼈는 한번 녹으면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조기에 치료받는다.
③ 금연을 하고, 치주질환을 악화 시킬 수 있는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에 대한 치료를 먼저 받는다.
④ 치아 충전물과 보철물이 불량일 경우에는 다시 제작하여 사용한다.
⑤ 치실과 치간 칫솔 같은 보조 구강위생용품을 사용한다.

<사진3>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구 교수가 환자 구강을 검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