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이 가상공간을 이용한 인터넷이나 일부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적지 않게 불법으로 거래되면서 2년 뒤 약국판매 허용 여부가 의사와 약사간의 입 도마에 올라 시끄럽다.
현재 사후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을 반드시 받아야 할 전문의약품이다.
사후피임약은 지난해 산부인과학회가 3년간 처방하는 조건으로 유예 선고를 받아 2년 뒤 약국의 판매 허용 여부를 중앙약심에서 재검토와 식약처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사후피임약은 지난해 식약처가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하려다 의료단체를 비롯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쳐 논란이 돼 전문의약품 품목 군에 남아 있게 됐다.
식약처는 대신 산부인과학회에 3년 후 재분류 때까지 특별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학회-의사회, 산부인과 문턱 낮추기에 ‘온힘’
전문의 사전 상담-안내 통해 ‘청소년 또는 미혼 여성에 올바른 피임법’ 확산
사후 피임약, "고농도 여성호르몬제‥수치 일반 약의 최대 20배가량 높다"
부작용 "질 출혈, 무월경, 생리불순은 물론 불임까지 온다"
이에 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학회장 박노준)는 재분류 후속대책으로 피임과 성 건강 교육, 홍보를 비롯해 청소년과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를 자연스레 수시로 찾아와 상담 또는 검진할 수 있도록 이들이 꺼려하는 진료과명을 여성의학으로 바꾸려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우려왔거나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회는 보완대책으로써 피임과 연관 산부인과의 전문적 역량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학회에 따르면 피임약 재분류 이후 후속 대책 안으로 초경바우처카드 발급, 피임상담과 교육의 중요성 인식, 의사용 피임상담 지침서, 표준화된 문진표 개발, 환자용 피임약 복약 안내서 개발, 피임-성 건강 교육과 홍보, 피임과 연관된 연구조사 등의 사업을 시행했거나 할 예정이다.
학회는 우선 산부인과 전문의가 사전 상담이나 안내를 통해 청소년 또는 미혼 여성에 올바른 피임법을 확산시킨다는 것에 사업의 초점을 맞춰 둔 상태다.
학회는 이들 또래가 복용하다 혹시 생길이지 모를 부작용을 우려해 사후응급피임약의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과 처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모 산부인과 전문의는 사후 피임약은 고농도의 여성호르몬으로 수정란의 착상을 막는 원리다. 일반 피임약에 비해 호르몬 수치가 최대 20배가량 높아, 전문가들은 응급 상황에서만 사용하도록 권장한다"면서 "고용량 호르몬이 체내에 들어가게 되면 (부작용으로) 질 출혈이라든지 무월경, 생리불순은 물론 불임까지 올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을 거쳐 처방받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여성 사회 잘못된 시각 의식 "산부인과 방문 의사 처방 꺼린다"
쉽게 구입하거나 사후피임약 효과 바래 ‘약국판매 허용’ 목소리 낸다
학회-의사회 ‘올바른 피임약 복약 법 정보 확산’에 주력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사회가 뒤집어 보는 시각 또는 잘못된 인식을 의식해 산부인과를 찾거나 의사 처방을 꺼리게 되면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이점과 사후피임약의 효과를 바래 약국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적지 않게 내고 있다.
학회는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피임교육을 다양한 직군을 대상으로 시행해 나가면서 올바른 피임약 복약 법의 정보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부인과학회가 추진 중에 있는 청소년이나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1인 1회 무료상담도 피임약 재분류 후속대책 중 하나다.
학회는 이를 통해 산부인과 문턱을 낮춤으로써 피임을 비롯해 여성건강에 올바른 정보를 전파시킬 수 있다고 봤다.
게다가 늘어나는 중고생의 임신이나 성병에 걸린 건수, 여대생의 성경험도 이제는 여성건강에 바짝 신경을 쓸 때라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중고생 11% 임신, 10%는 성병
여대생 ‘10명 중 1명’ 성경험
첫 관계 ‘20~21세’ 최다‥‘발암성 HPV 감염 위험’ 노출
산부인과학회가 중고생 7만 5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1%가 임신, 10%는 성병에 걸린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대생 10명 중 1명이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데다 이중 20세에 첫 성관계를 가진 경우가 33.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21세가 24.6%, 22와 23세는 각각 12.3%, 19세는 8.8%, 18ㆍ24세는 각각 3.5%, 25세는 1.8% 순이었다.
이로써 대학 입학, 또는 성년을 맞이한 직후 20-21세에 첫 성경험을 한 여대생이 과반수로 5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김장흡)가 최근 서울지역 여대생 503명을 대상으로 자궁건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20-21세부터 첫 성관계를 갖기 시작하는데다 이중 40%는 자궁∙질 질환을 치료한 경험을 가져 20대 초반부터 피임이나 성 건강에 대한 교육,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에 적극 대처, 예방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주로 성경험을 통해 감염된다.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경우 지속적으로 감염돼 자궁경부암이 발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성경험이 있는 여대생의 40%는 질염, 비정상적인 냉,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증, 비정상적 질 출혈 등의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 첫 관계를 갖는 연령 전후로 피임니나 자궁건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자궁∙질 이상증상에도 ‘대부분’ 그대로 방치
여대생 10명 중 7명 ‘자궁·질 관련 이상 증상’‥평균 재발 횟수 ‘5.1회’
하지만 19~25세 여성이 자궁 건강을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조사결과 질이나 자궁에 이상증상에도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그대로 방치 또는 임의로 약을 사먹다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대생 10명 중 7명은 자궁이나 질 관련 이상 증상을 경험했다.
증상으로는 심한 월경통이나 비정상적인 생리주기 문제가 62% 가장 흔했다.
자궁 또는 질 염증이나 감염의 징후로 볼 수 있는 비정상적인 냉과 출혈, 냄새, 가려움증과 같은 직접적인 증상을 경험한 경우도 23%(114명)나 됐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겪어도 대부분이 그대로 방치해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부인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거다.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부인과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는 냉, 출혈, 냄새, 가려움과 같은 직접적인 질환증상을 경험한 114명의 여대생 중 80.7%는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상담하거나 진료를 받지 않고 방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병원에 가지 않고 방치했던 여대생 92명 중 25명(27%)은 같은 증상이 재발했던 경험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평균 재발 횟수는 5.1회였다.
이 가운데 80%(92명)은 3회 이상, 48%(52명)은 5회 이상, 25%는 10회 이상 계속 반복적으로 재발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유영 교수는, “인유두종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자궁, 질 이상 증상은 한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감염으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감염돼 20대에 가장 높은 유병 율을 보인다며 젊은 여성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HPV 감염은 대개 2년 내에 90% 정도가 자연 소멸되지만, 일부 환자에서 12개월 이상 감염이 지속되면 자궁경부 상피내종양을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발암성 HPV인 경우 지속적으로 감염될 위험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여대생 20명 중 1명 아는 ‘지인 중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 모를 통증∙하혈∙성관계 후 ‘자궁질환’ 걱정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에 걸쳐 두 번째로 흔하며 우리나라에선 가장 호발 하는 여성암 중 하나다.
매년 약 4,000여 명이 새로운 자궁경부암 환자로 새롭게 진단되며 하루 평균 약 3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이렇듯 조사대상 여대생 20명 중 1명(5%, 27명)꼴로 주변에 자궁경부암을 경험한 지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계해야 될 것 같다.
조사에서 약 절반가량은 자신의 자궁건강을 우려했다.
자궁질환에 가장 걱정되는 때론 60.8%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아랫배나 자궁근처 통증을 느낄 때, 22.4%는 생리 때가 아닌데 하혈이 있을 때를 주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산부인과 질환으로 고생한 후 9%, 성관계 후 3% 순이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산부인과 윤주희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는데다 진행되는 경우 주요 자각증세인 질 출혈이나 성관계 후 출혈, 냉대하, 요통과 복통 등이 있을 때라면서 진행 암은 생존율이 조기 암에 비해 매우 낮아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이나 더 나아가 성경험이 있기 전부터 자궁경부암의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선암은 젊은 여성에게서 호발 할 수 있으나, 조기진단이 일반적인 편평세포 암보다는 어려워 효과적인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백신으로 전체 자궁경부암 ‘93%까지’ 예방
‘매년 정기검진’과 함께하면 근절 가능
자궁경부암은 매년 정기검진과 예방접종을 통해 100% 예방이 가능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는 15가지 유형이 있다.
자궁경부암은 크게 편평세포 암과 선세포암(또는 선암)으로 나뉜다.
선암은 쉽게 재발하며 환자 생존에 미치는 위험도가 높다.
자궁경부암 선암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HPV 유형은 18형(54.2%), HPV 16형(44.1%), HPV 45형(3.4%) 순이다.
윤 교수는 “현재 나와 있는 두 가지 종류의 백신은 모두 젊은 여성에게서 인유두종바이러스 16, 18형을 거의 100% 예방할 수 있다. 45형도 거의 100% 예방한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기존엔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가 16,18형에 의해 발생, 백신접종으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2가 백신의 경우 HPV 유형에 상관없이 전체 자궁경부암 전 단계(CIN 3 이상)를 93%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향후 더 많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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