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리베이트 의혹’ 기부금 ‘현미경 수사’ 확대

의약계가 또다시 리베이트 공포에 휩싸였다.
5일 현재 대학병원에서 제약사, 도매업체로 번지고 있다.

이 사건은 정부합동리베이트전담수사반이 ‘리베이트 의혹’ 기부금을 수사하면서 이와 연루된 대학병원과 제약회사에 이어 지난 4일 오전엔 이들 병원에 납품하는 직영의약품 도매업체 7곳까지 덮쳐 거래 장부와 통장 등을 압수, 거둬가면서 현미경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병원 직영 도매상들이 리베이트 조성의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이 덮친 의약품 도매업체는 ▲제중상사(세브란스병원) ▲비아다빈치(서울성모병원) ▲부림약품(고대안암병원) ▲성근물산(백병원) ▲태준약품(원광대병원) ▲남양약품(건국대병원) ▲오령약품(대구가톨릭대병원) 등 7곳이다.

이번 수사반의 압수수색은 지난 4월 22일 보건복지부가 그동안 대형병원 7곳이 제약계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고액인데다 의약품 리베이트와 연관됐다고 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복지부는 기부금으로 받은 세브란스병원 360억 원, 서울성모병원 250억 원, 원광대병원 20억 원, 건국대병원 15억 원, 대구가톨릭대병원 14억 원, 고대안암병원 4억 원이 의약품 리베이트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당시 복지부는 이들 병원 7곳을 기부 형식의 약값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고발했다.

이를 접수한 검찰은 지난달 5일 고발된 대형 병원 7곳의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대검찰청은 “복지부가 지난달 22일 의약품 도매상들로부터 약값 리베이트를 기부금으로 받은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의뢰해와 “대형 병원 7곳의 의약품 납품구조 등 각 병원의 내부 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봐 사건을 나눠 각 관할 지방청에 배당했다”고 밝혔었다.

검찰은 이들 병원들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중간에 직영 도매상을 거쳐 의약품을 납품받은 뒤 기부금 명목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전형근·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고대안암병원 서울성모병원 인제백병원 3곳을 맡아 수사에 들어가 제약사에 이어 이번엔 이들 병원에 납품하는 직영의약품도매업체 곳을 상대로 현미경조사에 납품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거래 장부의 내역과 통장거래추적에 나선 상태다.

또 서울서부지검은 세브란스병원, 서울동부지검은 건국대병원을 상대로 수사마친 뒤 제약사와 도매상로 범위를 넓혀 조사 중에 있다.
전주지검과 대구지검은 관할 지역 원광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이미 검토를 마쳤다.

‘의약품 납품구조’에 수사 초점
檢 리베이트 창구로 활용된 ‘정황 포착’‥철저히 조사

다음 단계로 전담수사반이 제약사와 도매상의 수사를 도맡고 있다.

5일 현재 전담수사반은 압수물을 통해 의약품 도매업체들이 7개병원에 기부금 형태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확인조사에 들어가 이들 병원의 직영 도매업체에 대한 소유권과 운영구조를 분석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반 000관계자는 "각 지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정보를 통해 도매상이 대형병원 측과 친인척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며, 기부금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창구로 활용된 정황을 포착됐기 때문에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병원들이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수사를 받는 건 처음이라는 게 검찰이나 의약계의 설명이다.

‘리베이트 의혹’ 기부금 수사 맹비난
의료계 “기부자의 숭고한 정신 범죄로 희석”

이에 의약계는 지난달 5일 이후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 왔다.
대학병원 7곳은 “의료법에 위배되는 리베이트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골자는 이렇다.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나 제약 산업발전을 선도해야 할 복지부가 사립대병원이 받아왔던 한국의료 발전을 위해 쾌척한 기부금을 아무런 근거 없이 약값리베이트로 뒤덮어 의약계를 범죄를 일으키는 원흉인양 싸잡아 몰아세우거나 의약품시장을 흐려놓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서상 기부문화가 성숙해져야 할 한국사회에서 의료 발전을 위해 스스로 기탁한 기부자의 숭고한 정신을 범죄로 희석시키는데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기부금을 약값 리베이트로 몬 복지부의 행태가 불쾌하다는 눈치다.

이들 병원들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의약품과 무관한 단체가 한국의 의료발전과 불우이웃의 치료를 돕기 위해 내놓은 기부금이나 성금조차 거부해야 하느냐(?)"며 되묻고는 "지금의 의약정책은 선진국 의료기관과 무한 경쟁에 있는 한국의술의 발목을 잡으려거나 아예 뒤로 물러나라는 착각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

도매상들은 "기부금을 낸 뒤 합법적으로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받아 공정하게 처리했다"며 리베이트로 바라보는 복지부의 의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000관계자는 "복지부가 리베이트를 잡아 투명한 경제 질서를 만들겠다는 취지엔 무조건 공감하지만 지금의 약가정책은 국내의약품시장은 물론 해외에 수출하려는 제약계의 활로까지 냉각시킨 느낌을 준다"고 꼬집었다.

그가 가리키는 제도는 저 약값과 리베이트-약가연동제다.
리베이트-약가연동제는 연루됐거나 적발된 의약품의 값을 깎는 제도다.

"유독 의약계만 표적 삼는다"
지난 3~4년 ‘리베이트 조사·수사’ 급증

또 의약계 일각에선 이번 복지부의 리베이트 조사행태를 싸잡아 과잉, 조급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조차 검증하지 않은 채 검찰에 수사의뢰란 극단적인 결정을 내려 너무 성급하다. 비록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지만 지난 3~4년 동안 유독 의약계만 표적 삼는 느낌이 든다"는 등의 신뢰할 수 없다는 악평까지 내놨다.

이렇듯 시퍼런 칼끝이 의약계에 향해지면서 리베이트 조사 중에 무혐의 처리된 사례들도 여럿 나왔다.

실제로 정부 리베이트 합동 조사반이 발표한 몇몇 사립병원의 경우 무혐의로 처리돼 담당 검사가 지방으로 좌천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복지부가 제약업계 발전은커녕 의약시장만 망쳐났다며 육두문자가 섞인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는가하면 아예 약가정책을 비롯해 쌍벌죄는 업계를 옥죄는 악법으로 바라봤다.

지난해 8월 복지부가 제약업계에 회심의 카드로 꺼낸 혁신형 제약기업도 인증받기 전에 적발됐거나 연루된 리베이트를 문제 삼아 자격을 박탈토록 함으로써 관심 밖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혁신형 제약기업 취소기준 ‘논란’
‘인증이전 리베이트 전력’ 적용‥“취지 어긋난다” 시끌

지금도 제약 계에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받기 전의 리베이트혐의를 자격 박탈을 연관 짓는 것은 법리상 어긋난다는 여론이 나돌고 있다.

업계에선 이런 ‘인증취소 기준’은 한미 FTA, 일괄 약가인하로 미래가 불투명해진 국내제약을 글로벌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의 취지와 어긋나는데다 불합리하다며 반발이 심했다.

제약 계에선 “혁신형 제약기업이 제도로서 제대로 정착될 수 있게 하려면 리베이트로 생긴 피해규모에 따라 경중을 따져 취소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인증이전의 과거를 문제 삼아 자격을 취소한다는 것은 (혁신형 제약기업)제도의 취지에서 벗어 난데다 법리상 맞지 않는다”며 “인증 이후 저질러진 행위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제약 계는 혁신형 ‘인증 이전’의 리베이트 행위까지 취소대상으로 삼게 되면 R&D와 수출 분야에서 국내 제약업계를 이끌어 갈 국내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 3~4곳이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들 제약사는 혁신형 ‘인증 이전’에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돼 처벌받았거나 복지부와 소송 중에 있었다.

이중 상위 00제약사의 경우 매년 매출의 10%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다 굴지의 다국적 사와 함께 신약 개발에 나서는 등 혁신형 제약기업의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회사다.

그러나 이 제약사는 리베이트와 연루된 혐의로 판매 업무정지 처분을 받아 복지부에서 탈락대상에 올라 있는 상태였다.

00회사도 혁신형 인증받기 이전의 리베이트 혐의가 불거지면서 자격박탈기준에 적용된 제약사다.

이에 제약업계는 행정예고기간 동안 ‘인증 이전이 아닌 이후 리베이트’로 적용시점을 조정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제약계가 혁신형 제약기업제도의 취지와 어긋 난데다 법리상 맞지 않다고 주장하는 취소기준 개정안엔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 것일까(?)

먼저 약사법에 저촉된 리베이트는 과징금 누계 액이 2,000만원, 공정거래법에 위반일 땐 6억 원 이상 넘으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취소토록 했다.

이로써 과징금은 적발된 품목의 매출액이 클수록 커져 덩치가 큰 제약사일수록 불리해지는 핸디캡이 생겨 이와 상관없이 3회 이상 적발되면 취소하는 방안이 추가돼 있다.

이밖에 쌍벌죄 시행 전후에 걸쳐 2010년도 12월31일 이전에 적발된 리베이트행위는 취소대상에서 뺐지만 혁신형 제약기업인증을 받기 전의 전력은 취소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부분들이 의약계 전반에 걸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추진 ‘삼진아웃제’에 반감 확산
3번 연루된 의약품·의료기기 ‘퇴출’‥상습자에겐 ‘가중처분’

정부가 추진한 3번 연루된 의약품·의료기기에 적용하려는 삼진아웃제에 반감도 심해지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의약품·의료기기의 판촉수단으로 리베이트를 주다가 적발되면 아예 의료시장에서 퇴출되며 연루된 제조·수입·판매업자는 물론 받은 의·약사의 업무정지기간도 대폭 늘어난다.

또 리베이트로 면허정지를 받았다가 또다시 적발되면 금액의 크기에 따라 가중처분을 받게 된다.

가령 의사의 경우 1,000만 원 이상~2,000만원 미만의 리베이트 혐의가 드러나 첫 면허정지처분 6개월 처분을 받았다가 5년 내에 또 다시 적발되면 8개월, 12개월로 늘어난다.

단 리베이트사실이 발각되기 전에 자진해서 신고하면 처분기준 3분의 2의 범위에서 감경해준다.

리베이트 제공자나 수수자의 가중처분 기간은 5년으로 종전 1년에서 4년이나 대폭 늘렸다.

.<표 리베이트 제공자 처분기준>

표 리베이트 제공자 처분기준

구분

1차

2차

3차

의약품
허가·수입·판매업자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자

해당품목
판매 업무정지
3개월

해당품목
판매 업무정지
6개월

허가취소
(삼진아웃제)

의약품 도매상
의료기기
판매·임대업자

업무정지
1월

업무정지
3개월

허가취소
영업소 폐쇄

<표 리베이트 수수자 면허자격정지 처분기준>

표 리베이트 수수자 면허자격정지 처분기준

처분기준

1차

2차

3차

4차

수수수액 2천500만원 이상
12개월

12개월

12개월

12개월

2천만원이상 2천500만원 미만
10개월

12개월

1천500만원 이상 2천만원 미만
8개월

10개월

1천만원 이상 1천500만원 미만
6개월

8개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미만
4개월

6개월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2개월

4개월

300만원 미만
경고

1개월
3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