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차 딴판’‥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국회는 ‘초저가는 불공정 관행’
공정위가 의약품 저가낙찰 방해한 혐의로 제약협회를 3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제약협회는 1원이란 사상초유의 초저가 낙찰로 유통시장에서 약값체계를 흐려놓은 도매업체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회원제약사를 제명하려는 조치에 제동을 건 공정위에 "아쉽고 안타깝다”며 후속대안과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입장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이로써 "위법 아니다”란 시각의 공정위-"약가체계 문란과 리베이트의 빌미”를 주장하는 제약협회간의 1원 낙찰을 둘러싼 잣대를 두고 본격적으로 논란이 시작될 조짐이다.
게다가 초저가 낙찰은 공정위와 불공정 관행으로 바라보는 보건복지부나 기획재정부, 국회 간 논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이날 공정위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 개최한 제1소회의에서 ‘한국제약협회 사업자단체금지가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방해한 행위로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3호’에 저촉돼 고발했다고 밝혔다.
제약협회는 "공정위의 심사처리가 자칫 1원 낙찰이 정당행위로 해석될까 우려된다"며 "이를 국회와 주무부처 모두가 개선할 것을 약속한 만큼 의약품시장에서 확대 해석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약협회는 "공정위가 규정한 사업자단체 활동지침을 준수할 것이지만 불공정거래행위와 리베이트의 온상이 되고 있는 1원 등 초저가 낙찰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자정활동이나 제도개선은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제약협회의 주장대로라면 보건복지부나 기획재정부, 국회가 초저가 낙찰을 불공정 관행으로 보는 반면 공정위의 시각만 달랐다는 뜻이 된다.
저가 낙찰을 받은 도매상에 제약사가 의약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회원사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공정거래 방해라는 것이다.
제약협회 “1원짜리 상식이하 낙찰 ‘약가문란’”
공정위, “공급사 회원 박탈은 공정거래 방해’
왜 제약협회가 회원사의 회원제명까지 초강수를 두면서 초저가 낙찰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일까(?)
공정위가 문제 삼는 제약협회의 회원사 제명은 사상초유의 1원이란 상식이하의 낙찰가로 생긴 제약사-도매업소-국공립병원을 잇는 의약품 유통 체계의 약가문란을 바로 잡겠다는 의도에서 나왔다.
하지만 공정위의 시각은 달랐다.
저가 낙찰을 받은 도매상에 제약사가 의약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회원사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공정거래 방해라는 것이다.
제약협회는 지난해 6월 23일 보훈공단 입찰에서 상식이하의 저가로 의약품을 공급, 문제를 일으킨 제약사를 상대로 시장질서교란은 물론 제약 산업의 존폐, 그리고 국민건강주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강력한 제재조치에 회원사의 회원제명까지 담아 경고하면서 시작됐다.
이후도 제약계가 의약품 초저가 낙찰·공급 관행에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제약협회는 같은 달 24일 오전에 가진 이사장단 회의에서 국공립병원 등 의약품 입찰시장에서 1원이란 초저가 낙찰·공급 관행을 근절키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이사장단은 “1원 등 상식이하의 초저가로 입찰에 나서 낙찰한 의약품을 도매상에 공급한 제약사에 조치하기로 한 강력한 제재조치를 3일 뒤 27일 임시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에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제명토록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절차를 밟기로 했다”는 메시지를 공개했었다.
이와 함께 초저가 낙찰에 연루된 제약사를 언론에 공개하고 사정당국에 고발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여 가는 한편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대사의 의약품 공급사례가 있는지 조사를 벌여왔다.
이 문제는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당시 민주통합당 유성엽 의원이 대형병원만 이득을 챙기는 의약품 1원 낙찰에 문제를 제가하면서 국립대병원장들이 협의체를 구성, 개선해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해 8월23일 대통령이 참석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선 보건복지부가 ‘제약 산업의 비전과 발전 전략’을 발표하면서 "공정·투명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초저가 낙찰 등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제약 계의 내외에서 ‘1원 낙찰’이 불공정한 거래관행으로 떠올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면서 꺼내든 가장 강력한 제재 카드가 의약품 공급사의 회원 제명이었다는 게 제약계의 설명이다.
제약협회는 “1원 등 비상식적 낙찰실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의약품 입찰시장에 ‘적격심사제’ 조기 도입할 것을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건의한다면서 공정위가 규정한 사업자단체 활동지침을 준수할 것이지만 불공정거래행위와 리베이트의 온상이 되는 1원 등 초저가 낙찰 실태를 바로잡기 위한 자정활동과 제도개선은 지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제약협회는 “▲1원 등 초저가 낙찰실태 등 제도개선 건의 ▲유권해석 의뢰 ▲입찰시장에서 일어나는 불공정불합리한 거래관행 계도와 감시 ▲구입가 미만 판매행위 등 관계당국 신고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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