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를 찾아내는 분변잠혈반응검사는 다른 검사들에 비해 민감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컸다.
그러나 국내 암 발생률 2위 대장암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올라 대변을 통해 간단하게 1차 검사할 수 있는 분변잠혈반응검사의 효율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게다가 최근 이 검사의 민감도를 제고할만한 의미 있는 통계가 국내의 한 전문병원에서 발표됐다.
대장항문전문병원 양병원(병원장 양형규)은 2009년 1월 1일부터 2010년 12월 31일까지 2년 동안 이 병원 건강검진센터에 내원해 분변잠혈반응검사를 받은 50세 이상 성인 13,633명 중 2,666명이 양성판정을 받으며 이 가운데 1,613명이 대장내시경을 한 결과 49명이 대장암 판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대장암의 경우 불편을 이유로 삼아 초기 검사를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대장암은 연령에 비례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이기 때문에 50세 이상부터는 반드시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1년에 한 번씩 국가에서 실시하는 분변잠혈반응검사를 받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분변잠혈반응검사란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5대 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대장암의 경우 50세 이상은 대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출혈을 검사하는 분변잠혈반응검사를 통해 1차적인 대장암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분변잠혈반응검사는 위양성률이 높고 매년 시행하지 않으면 정확도가 낮을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검자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치핵이나 항문열상, 소화관궤양, 또는 암종일 수 있다.
여기서 잠혈이 검출되면 보충적으로 대장내시경검사를 통해 용종과 악성종양 의심병변을 관찰, 의심되는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 확진한다.
소화관의 궤양은 50~70%, 암종은 80~90%에서 잠혈반응 양성을 나타낸다.
이중 한번 음성이 나타났다고 해 대장암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되도록 1년에 한 번꼴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 한국인 남성 대장암 발생률 아시아 1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184개국 대장암 현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에게서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6.9명으로 세계 4위, 아시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원인으로는 식생활의 서구화를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또 최근에는 과다한 칼로리의 섭취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요즘은 육체노동의 기회가 줄어들고,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큰 원인이 된다. 한국인에서 과도한 음주, 신체활동의 저하가 대장암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초기 증상 없고, 암 부위별로 주 증상 다르다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횟수가 바뀌는 배변 습관의 변화, 설사 또는 변비, 혈변 점액변,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 복통, 빈혈, 체중감소, 근력의 감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암이 발생한 대장의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라 증상만으로 암 혹은 기타 대장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이것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과 철저한 예방이 중요시되는 이유다.
▶ 조기발견하면 90%이상 완치 가능
대장암의 치료는 수술적 절제이다. 항암제와 방사선치료는 보조적인 역할로 시행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되지만 3기가 되면 근치적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해도 5년 생존율은 70~80% 내외에 불과하다.
항문에서 5㎝ 미만 떨어진 직장암의 경우에는 직장과 항문을 같이 절제하여 결장루-인공항문으로 평생을 지내야 한다.
최근 수술요법이 발달해 항문에서 2-3㎝ 떨어진 직장암이라 하더라도 진행이 덜 된 경우 수술 전에 방사선 치료를 해 항문을 보존하는 괄약근 보존수술을 시행한다.
이 경우 다소의 불편함이 있으나, 항문 배변기능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암이 점막 층에만 있으면 내시경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복강경과 로봇수술이 보편화돼 전국의 여러 병원에서 복강경 최소침습수술을 한다. 하지만 진단이 늦어져 암이 커지면 근치적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직장암이나 결장암의 치료가 늦어져 장폐색 등이 발생하는 경우 장천공이 되거나 복막염으로 악화돼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다.
▶ 정기검진으로 대장암 예방
요즘은 건강보험이 전해주는 5대암 검진 프로그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40세 이상 성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자궁암, 유방암, 간암, 위암, 대장암에 대한 검진을 단계적으로 2년마다 받을 수 있다.
대장암은 50세부터 해당된다.
일단 분변잠혈반응검사에서 양성이라고 판정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평소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가족 중에 암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예방차원에서 4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 대장암을 조기발견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 용종을 미리 제거할 수 있다.
▶ 음주 절제, 섬유질 섭취 등 식습관 개선 필요
대장암은 80% 이상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채소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지방이 많거나 칼로리가 과다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한국인에게 알코올은 대장암을 유발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절제된 음주습관도 필요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9: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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