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상비약의 슈퍼 판매에 부작용을 내세워 약사회에 이어 정치권까지 반대에 나서고 있지만 의협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서로 의견이 엇갈려 시행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상황은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국감에 나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가정상비약의 슈퍼 판매를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부작용이 심해 미국, 영국, 프랑스가 중독약물로 지정한 '아세트아미노펜'과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들어간 약들이 이번에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분류됐다"며 복지부가 선정한 타이레놀을 비롯해 종합 감기약 화이투벤노즈정, 하벤파워캡슐, 하벤100캡슐, 하벤허브캡슐, 하벤코에이정, 하벤코정, 하벤-플러스캡슐, 하벤코시럽, 하벤스트롱캡슐, 하벤목캡슐 등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미국 FDA의 의약품 안전통신(Drug Safety Communication/2011. 1. 13)을 인용해 아세트아미노펜은 위험성 경고가 내려져 있고 현지 22개 전문메디컬센터의 연구결과, 1998~2003년 사이에 이 약물이 ‘급성 간 손상’ 원인에 1순위로 올라온 데다 보고된 사례 중 48%가 우발적인 과다복용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FDA 감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1990년~1998년에 아세트아미노펜 과다복용으로 연간 응급실을 방문한 사례가 5만6천 건, 입원 2만6천 건, 사망 458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타이레놀도 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허용한 영국은 1989~1991년 3년간 3만2천 건의 사고신고 접수됐으며 사망자가 400명에 이른데다 미국의 경우 매년 5만6천 건의 사고신고가 접수되고 사망자 450명이나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타이레놀의 약국 외 판매를 불허한 프랑스는 1988~1990년 3년간 사고신고 1만5천여 건이 접수됐지만 사망자는 18명에 불과했으며 한국의 경우 2006~2011년 7월 사이 1,562건(타이레놀ER서방정, 타이레놀정160mg)사고신고가 접수됐지만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편의점에서 팔 수 있게 되면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상황 벌어질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슈도에페드린은 심장병, 고혈압, 갑상선질환, 당뇨병, 남성전립성비대증 등 2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독성 위험 크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약화사고) 예방 방법을 확실하게 하고 난 뒤 의약품 슈퍼판매를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주문했다.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21명 의원 가운데 약사법 개정안을 찬성 입장은 2명뿐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는 커녕 상임위 통과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복지부와 경실련은 심야와 공휴일에 소비자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바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화설문을 실시한 결과 국민 83%가 슈퍼 판매를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협도 전문 학회와 회의를 거쳐, 의학적으로 검증,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정부안에 힘을 실었다.
의협은 "안전성에 대한 부분은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약사회는 부작용을 쉽게 여기면 안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이 확고한 상태다.
이로써 '약사법 개정안'을 두고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각 단체 간의 의견이 극명하게 달라 가정상비약 접근 편의성에 대한 합리적 해법이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타이레놀 약화사고 사례
http://www.bktimes.net/bbs_detail.php?bbs_num=199&tb=board_notice&b_category=&id=&pg=1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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