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채널에 출자한 을지병원의 영리행위가 도마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비영리 의료법인 을지병원이 보도전문채널법인 '연합뉴스TV(가칭)'에 출자하는 영리활동이 현행 의료법 규정에 적법한지를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에 공식적으로 가려줄 것을 의뢰했다.
방통위는 “복지부가 내린 유권해석에 따라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결과를 변경할지 여부를 다시 따져보게 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결과를 통보하지 않아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는 비영리의료법인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에 출자하는 영리행위가 단순한 '주식 투자'여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산운용의 한 방법이기 때문에 비영리 재단인 병원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복지부 이창준 의료자원과장은 "의료법인 을지병원이 방송사업에 경영주체로 참여한 게 아니고 재산증식수단의 형태로 주식 투자로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의료법상 문제가 된다고는 판단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의 규정은 사정이 다르다.
을지병원의 주식은 3년간 처분이 불가능한 지분여서 연합뉴스TV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을지병원과 특수관계에 있는 을지학원의 지분까지 합치면 거의 15%나 돼 사실상 2대 주주다.
이것이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 참여를 단순 주식 투자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때문에 투자 자체가 무효이고 복지부의 해석도 병원의 목적 외에 사업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왔던 때와 달라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도 의료법과 정관을 무시한 비영리 병원의 방송 사업 진출은 무효며, 이를 허용하게 되면 일종에 '특혜'라고 지적했다.
H 의료전문 변호사는 "지금까지 나온 여러 판례에서 의료법이나 정관의 목적 범위를 벗어난 행위는 무효라고 판시를 하고 있다. 복지부 해석대로 인정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법시행령 제20조는 의료법인과 의료법 제33조제2항 제4호에 의거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은 제49조가 정한 공중위생에 이바지하는 의료업과 부대사업 외에 영리를 추구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허용되는 범위는 의료인과 의료관계자 양성이나 보수교육, 의료나 의학에 관한 조사 연구, 노인복지법 제31조제2호에 따른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설치·운영,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제1항에 따른 장례식장의 설치·운영, 주차장법 제19조제1항에 따른 부설주차장의 설치·운영,의료업 수행에 수반되는 의료정보시스템 개발·운영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원내 휴게음식점영업, 일반음식점영업, 이용업, 미용업 등 환자 또는 의료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 종사자 등의 편의를 위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업이다.
복지부 논리대로라면 이처럼 의료법인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을 정해놓은 의료법 자체가 의미없다는 뜻이다.
이 문제는 방통위가 지난해 연말 연합뉴스TV 컨소시엄을 보도전문채널사업자로 선정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을지병원이 연합뉴스 컨소시엄에 약 4.96%의 지분을 투자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의료계가 반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의료계는 “을지병원이 연합뉴스TV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행위가 비영리 병원 재단이 영리사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의료법 위반행위”라며 비판해 왔다.
한편 앞으로 복지부가 을지병원의 방송사업 진출을 최종 허용할 경우 특혜시비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6: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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