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입원환자들 대부분이 요실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대의학전문대학원 비뇨기과 조원열 교수는 지난 15일 아주대병원에서 개최한 제15차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회장 김덕윤,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학술대회에서 ‘노인요양병원 요실금 유병률과 관리현황’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에 입원해 있는 환자 82.1%가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않고 있으며, 2.9%는 하루 중 특별한 때만 기저귀를 사용하며, 11.4%는 늘 기저귀 사용, 3.6%는 도뇨관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93.8%에서 요실금을 치료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화장실 가기와 기저귀 착용으로 요실금 관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62.1%에서 기저귀 착용, 절반이상이 시설에서 제공되는 기저귀를 하루종일 착용했으며, 주야간에 1회 이상을 생활지도원이 기저귀를 교환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요실금 관리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기저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74.8%, 도뇨관을 유치하여 관리하는 경우가 8.7%, 항콜리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7.5%로 대부분 단순 기저귀 교환으로 요실금을 관리하고 있었다. 문제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치매(37.3%)와 뇌졸중(30.2%)이 많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요양병원 간호사 1인당 평균 1.4~85.3병상으로 분포돼 있어 개인별로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환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물론 교육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기저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즉 ▲대소변관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편리함 ▲다른 관리방법을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증가 ▲요실금에 대한 의료진들의 무관심 등의 원인이 결합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젖은 기저귀를 찬 상태로 지냄에 따라 사타구니 및 회음부 피부질환, 습진, 욕창 등의 발생가능성과 신체적, 정신적 불편감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병원에서도 알고 있지만 경제적, 인력 등의 문제로 배변관리를 할 수 없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비뇨기과 박원회 교수는 “요양병원 환자들이 인지기능이 떨어져 제대로 된 주장을 못하고 있어 방치되는 것 같다”며 “원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외국의 경우 70~80%까지 조절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요실금의 제대로 된 관리 및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인권보호 및 삶의 질 향상도 도모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요양병원 의사들은 대부분 비뇨기질환에 관심이 덜 할 수밖에 없다”며 “비뇨기계 전문의사들의 역할도 강조돼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지난 2008년 1월부터 행위별 수가제에서 일당정액제로 바뀌면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김덕윤 회장은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요양병원에 재원할 환자수도 급증할 수 밖에 없다”며 “ ‘사회적인 암’으로 불리는 요실금은 개인의 위생상태와 사회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막대한 의료비 지출을 초래하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 및 치료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또 “요실금 유병률이나 관리현황에 대한 기초조사를 비롯해 요양병원 재원환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도 강조했다.
국내 요양병원은 지난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법이 시행됨에 따라 급증해 2010년 4월 현재 779곳이 개설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은 전체 인구의 9.9%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상태며, 2018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요도를 통해 소변이 새는 현상이다. 국제요실금학회에서는 요실금을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고 사회적, 위생적으로 문제가 되는 소변의 불수의적인 누출’로 정의했다.
한편 학회는 지난 14~15일 약400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Interstitial cystitis ▲Practical points of view ▲Oral presentation ▲심포지엄 등으로 구성돼 발표됐다.
특히 미국 Wake Forest University Karl-Erik Andersson이 초청돼 Central nervous system involvement in overactive bladder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높은 관심도 모았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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