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산의회, 복지부 종합계획안 우려표명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 이하 산의회)가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발표한 ‘불법인공임신중절에 관한 종합계획’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산의회는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늦었지만 임신중절에 대한 사회적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원치 않는 임신의 예방을 위한 피임 실천율을 높이고, 인공임신 중절에 대한 상담제를 도입하는 등 정부가 예방적인 차원의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129콜센터 운영 건에 대해서는 현실 여건과 관련 단체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관 주도형 대책 발표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산의회는 “그동안 임신 중절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며 수년 전부터 불법임신중절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이를 심각하게 위반한 회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불법인공임신중절에 대한 강력한 자정의 노력과 함께 2008년 임신출산문화교육에 이은 2009년 11월부터 2개월간의 전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임신중절 예방을 위한 성교육과 피임교육, 지난해 12월 진행한 대국민캠페인 ‘아이 드림 코리아(I DREAM KOREA)’ 선포식 등을 제시하며 지속적인 사회운동을 할 것을 밝혔다.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년 7월까지 정부 운영 129 콜센터 내에 시술기관에 대한 신고센터’ 를 만들어 제보를 받겠다는 것은 “산부인과 의사 집단을 잠재적으로 범죄 우려가 있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감시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산부인과 의사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산의회는 “현재 인공임신중절을 규정한 모자보건법의 기준이 사회적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여타 OECD국가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편협하고, 의료계와 여성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점을 정부에서도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합리적인 법 제도 개선이 선행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사문화된 법 규정을 내세워 무조건 신고부터 받겠다는 것은 불법인공임신중절의 책임을 산부인과의사에게 전적으로 전가시키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산의회는 이런 정부 발표에 전문지식인으로서의 품위가 심각하게 손상됐음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충분한 설명과 함께 '정부 운영 129 콜센터 내에 시술기관에 대한 신고센터 설립 안' 에 대한 백지화를 주장했다.

또 이와 유사한 감시체계나 기구의 존립을 고려할 경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의 공조 및 협의하에 운영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만약 이런 산의회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되면 모든 임신중절을 전면 중단토록 회원들의 뜻을 규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산의회는 “4000여 산부인과 의사들은 불법, 합법의 애매한 판단을 사법권이 보장되지도 않는 진료실에서 강요당하고, 이로 인해 범법자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임신중절 전면 중단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