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확진을 받았을때는 이미 50% 이상은 관절손상을 입은 것은 물론 약30%는 심혈관-소화기 질환 등 동반질환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이수곤)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학회 주도하에 진행된 환자 대상 분석 자료와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센터장 배상철)에서 2009년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27개 병원을 대상으로 수집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723명의 실태분석자료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10월 둘째 주 세계 관절염 주간을 맞아 류마티스 1,2,3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증상이 시작된 시점부터 병원을 찾아 진단받기까지 평균 약 1년 8개월이 걸려 외국의 평균 확진 소요기간이 9개월보다 약 2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확진시에 이미 58.2%의 환자에서 관절손상이 관찰됐다. 이 중 평균 90% 이상에서 이미 3곳 이상의 관절에서 관절염이 발생한 상태이거나 조조강직, 손가락과 손목관절의 부종 등의 대표적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최찬범(한양의대 류마티스병원) 홍보위원은 “조사 과정에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 받기까지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으며, 심한 경우 20년 이상 걸린 환자도 1% 이상 있었다”며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고, 여러 이유로 진단시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아직까지도 많아 무엇보다 류마티스관절염에 대한 인식개선과 이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이 지속적이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동반질환에 대한 조사결과 심혈관계질환이 31.1%로 가장 높았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심근경색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어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
또 소화기계질환도 30.5%로 조사됐는데 이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복용하는 경구 약제로 인한 위장 관계 질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호흡기계 질환, 기타(당뇨, 갑상선 등), 암, 신요로계질환 등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여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계속해서 진행되는 진행성질환이다.
1년 이내의 초기 환자들도 관절변형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질환의 심각한 진행을 막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치료를 받더라도 약물 반응이 느려지고, 이미 망가지고 변형된 관절은 온전히 회복시키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변형과 같은 심각한 장애와 함께 고통으로 평생을 신음하며 살아가야 한다. 특히 환자 10명 중 8명이 여성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병원을 찾는 시기를 살펴보면 오히려 남성보다 늦게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가사 부담을 안고 있는 여성의 경우 지나친 참을성과 자신의 건강에 대한 안일한 판단이 결국 질환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한편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과 치료는 급속히 개선되고 있지만 환자들의 의식은 이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막는 가장 큰 적은 민간요법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민간요법을 사용해 본 경험에 대해 2007년 48.5%의 환자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2008년에는 65.2%의 환자가 답해 오히려 환자가 늘어나는 등 여전히 민간요법이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간요법의 복용만족도는 약 7% 감소했다. 가장 선호하는 대체요법은 관절염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들로 글루코사민, 비타민제제, 인삼제제 순이었다.
문제는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우려로 민간요법으로 인한 부작용 경험은 전체 9%로 약 10명 중 1명 꼴로 나타났으며, 두드러기나 속쓰림 구토, 어지러움 등 가벼운 부작용부터 간 수치에 이상이 생기거나 위경련, 통증의 악화 등 심각한 부작용 사례도 발견됐다.
서영일(한림의대 류마티스내과) 홍보위원은“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관절 통증이 심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해져 민간요법에 현혹되기 쉽지만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신념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진단을 받고 치료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 치료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치료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제한점으로 우선 현행 보험제도는 허가 받은 약제에 한해 6개월 이상 치료 후에도 효과가 없는 중증 환자에 2차적으로 투여하는 경우에만 요양급여로 인정해 주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미국, 유럽,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생물학적제제(TNF-α억제제)의 보험급여 기간이 51개월로 제한되어 있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류마티스질환도 진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예후가 좋다. 즉 MRI 촬영을 통한 진단이 조기 발견에 유용하다. 그러나 학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기 진단을 위해 MRI 촬영을 한 환자의 비율은 46%로 진단비용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조사됐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의 조기 진단을 위해 MRI 촬영 및 관절 초음파 검사에 대한 보험 혜택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모든 내용은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학회조사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66.8%가 교육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가장 필요한 교육 내용은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방법 및 가능성, 증상과 합병증, 원인, 약물 종류와 부작용의 순이었다.
지난해 조사된 전문의 대상 설문에서도 환자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됐지만 환자 1인에 대한 진료 시간이 5분 이내로 조사돼 환자에 대한 올바른 복약지도와 질환 관리를 위한 교육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수곤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은 “환자가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신체적인 통증, 일상생활의 제한, 심리적 불안감, 약물로 인한 부작용, 치료비 등의 순으로 환자에게 있어서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잘 이해해주고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가족과 세심하게 관리해주는 의료진이 삼위일체가 되었을 때 환자는 안정감을 갖고 질병에 대해 적극적으로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 강조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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