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질환 환자에게는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허가받지 못한 약을 쉽게 처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돼, 눈길을 끈다.
이에 일부에선 국내 환자들이 치료비를 부담하면서 임상시험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는 비판도 거세 논란이 예상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아같은 내용의 '허가 또는 신고범위 초과 약제 비급여 사용 승인에 관한 기준 및 절차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 30일까지 여론수렴을 거쳐 이르면 8월 중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의약품이라도 암 등 난치성 환자에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약값을 내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허가받지 않은 약을 처방하는 것은 현행 약사법상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현행 약사법은 기존에 이미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라도 다른 질환에 쓰려면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발기부전에 쓰이는 약을 심장병환자나 고혈압환자에게 쓰려면 반드시 임상시험 등을 거쳐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허가를 받은 뒤 사용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암 등 난치성 질환치료에 미처 허가를 받지 못했더라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이 있다면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하고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 같은 의료계의 요구를 지난해 8월 받아들여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심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승인을 거쳐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놨다.
이와함께 이번 개정안은 중소병원도 IRB가 있는 병원에 심의를 의뢰하면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개정안은 한 번 승인을 받은 의약품을 사전 신고만으로 환자에 사용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현행 규정은 의료기관이 허가 범위를 벗어나 의약품을 사용할 때 일일이 심평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도록 묶어 놓고 있다.
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이 확정, 시행되면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최신 치료방법을 시도하는 데 제약이 풀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보건의료 시민단체는 "국내 환자들이 약값까지 부담하면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물의 인체시험에 내몰리고 있다"며 약물 부작용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개정안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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