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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02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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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위험 노출된 대한민국
애매모호한 판단…멀쩡한 부위 잘라냈거나, 생명위협 초래

#1. 주부 이 모씨(42세)는 2달전 A종합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한 결과 갑상선 암 의심소견과 수술권유를 받았다. 초음파상 왼쪽 갑상선에 1cm크기의 결절이 발견된 것. 수술날짜를 잡고 기다리다가 더 나은 수술방법이 있다는 말을 듣고 B대학병원으로 갔다. 

이곳에서 A병원의 초음파, 세침검사결과지 등을 제출하고, 입원 전 검사와 수술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수술 1주일 전 B대학병원 교수는“암이 아니다”며 수술을 취소했다.    

이 씨는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지만 A병원의 검사결과가 잘못 나온 이유를 알기 위해 다시 A병원에서 재판정을 요구했다. 그 결과 또 다시 암이라는 판정이 나왔고, 이 씨는 C대학병원을 찾아 세포슬라이드 재판독 등을 요구한 결과 암이 아니라고 나왔다. 

이 씨는 두 번이나 A병원에 판독의뢰를 했음에도 판독잘못을 인정치 않아 검사비는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입어 이에 대한 법적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   

#2. 주부 박 모씨(55세)는 유방에 잡히는게 있어 A병원을 찾아 맘모톰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양성종양(섬유낭포성질환)이 있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3개월 진행을 본 후 초음파검사상 변동이 없어 조직제거 수술을 했다. 문제는 제거된 조직 검사결과 악성종양(암)판정이 나온 것. 해당병원에서는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B대학병원에서 확인한 결과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이된 상황이고, 조금만 빨리 왔으면 치료하기가 어렵지 않았을 텐데…”라는 말을 들었다. 

박 씨는 몇 개월 동안이나 암을 몸 속에서 키운 것은 물론 생존에 대한 보장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박 씨는 대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어 답답함만 토로하고 있다.


최근 초기 암 발견율 증가와 함께 오진에 대한 위험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갑상선암과 유방암의 경우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정확한 확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업병리센터 신뢰도 의문=레지던트 수련 병원의 경우 의무적으로 병리과 전문의를 두도록 되어 있지만 인턴 수련병원 이하 규모의 병원에서는 병리과 의사가 없는 병원이 대부분이다. 이들 병원에서는 조직검사를 개업병리센터로 의뢰하게 된다.  

대한병리학회에 따르면“일부 병리검사센터(이하 개업병리센터)의 경우 임상의사와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다량의 검체를 소수의 병리전문의가 진단하기 때문에 오진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잘못된 진단결과로 인해 환자들이 과잉수술을 받을 수 있고 더 큰 문제는 암이지만 오진으로 인해 말기가 돼서야 발견,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방암과 갑상선암의 경우 단순염색검사만이 아니라 암과 암이 아닌 경계를 확인하기 힘든 경우도 있어 면역검사나 분자병리검사 등 추가적인 몇 가지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일부에서는 임상의사와의 대화 단절로 인해 오진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암 진료관련 피해구제 중 오진에 의한 피해는 약 80%였고, 의심증세가 있는데도 검사를 소홀히 했거나 판독을 잘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은 3기 이상 암이 진행된 후에야 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반면 1기에 암 진단을 받은 경우는 15%에 불과했다. 

즉 최종진단은 임상의사, 병리의사, 영상의학과의사 등의 정확한 협조와 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런 부분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오진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병리과전문의 부족 심각=이런 상황이 발생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병리과 전문의 부족 때문이다. 즉 병리과의 특성상 현미경진단을 통해 확진을 해야 하고, 기계로 대체할 수 없어 전문인력이 필수다. 

하지만 대한병원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병리과 전공의 충원율은 58.3%, 이 중 14.6%는 근무기간 중 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은 대형병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실제 2008년 병리과 1년차 전공의 중 서울대병원 3명, 삼성서울병원 2명, 서울아산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각 1명 등이 사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식으로 빠져나간 자리는 남아있는 전공의와 전문의들의 몫으로 남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근무시간은 늘어나고 평가신뢰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A대학병원 한 교수는 “환자들의 확진이 늦어지면 치료도 늦어질 수밖에 없어 이미 오래 전부터 오전 7시 출근∼오전 1시 퇴근이 생활화됐다”며“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인당 1일 약50case의 조직검사를 하지만 우리나라는 4배가 많은 약200case 이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개업 병리의사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여 조직검사 진단의 질관리를 위해서는 일인당 진단 건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어려움을 나타냈다.  

즉 항상 긴장을 하고 검사를 하지만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환자가 많아지면서 일은 많아지지만 판독인원수는 변동이 없거나 줄어드는 상황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전공의가 계속 남아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오진 발생을 우려해 공인되지 않은 다른 편법 검사로 대치한다면 이는 현재 오진발생위험보다 더 큰 위험을 떠 안겠다는 뜻이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수다”고 덧붙였다.  

◆현실적 수가마련이 최선의 해결책= 특히 현재의 병리검사 수가로는 병원 경영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병원경영자는 물론 개원의나 의사협회 입장에서도 병리검사 수가 현실화에 우선 순위를 두지 않게 된다. 결국 대형병원이나 개업병리센터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서정욱(서울의대 병리과 교수)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암 조기 진단을 위한 종합검진을 하고 수술을 하는 병원에 병리과 전문의가 없이 검사센터에 위탁하고 있다면 진단의 신뢰성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며 “전공의에 대한 50만원의 지원금만으로 병리과 의사를 유인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병리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병리검사 수가를 현재의 최소 2배 이상 인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문가양성을 위해 국가에서 인건비의 일부를 국가에서 부담하고, 병리검사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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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bktimes@korea.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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