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김반석 연구원, 이경용 박사과 미국 앨라배마대 의대 Anindya Dutta 교수 연구팀
유방암과 난소암 세포서 TLK 단백질 부족시 'PARP 억제제 항암효과' 크게 감소
환자 TLK 단백질 발현 정도에 따라 'PARP 억제제 치료 반응' 사전 예측
논문, 국제학술지 'Molecular Medicine'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브라카(Breast Cancer gene,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유방암과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에 사용되는 표적 항암제 파프(PARP) 억제제의 항암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TLK(Tousled-like kinase) 단백질의 역할과 기전이 새롭게 규명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의학 연구 분야의 전문 국제학술지 분자 의학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
BRCA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암은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사례를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BRCA 유전자는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세포의 돌연변이 축적을 제대로 막지 못해 암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상승한다.
BRCA 변이는 세포의 DNA 손상 복구 능력을 떨어뜨려 PARP 억제제를 투약,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BRCA 변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BRCA 변이를 갖는 모든 암 환자가 PARP 억제제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약 30% 이상의 환자에게는 PARP 억제제의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치료 초기엔 반응하더라도 수개월 내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지는 사례가 많아 이에 대한 원인 규명과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 암발생연구과 김민아 연구원(제1저자), 김반석 연구원(사진 좌, 공동저자), 이경용 박사(우)와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의과대학 아딘디아 두타(Anindya Dutta) 교수 연구팀은 국내외 여러 연구진이 협력해 BRCA1 변이가 있는 유방암과 난소암 세포에서 TLK 단백질이 부족하면 PARP 억제제의 항암효과가 많이 감소한 사실을 밝혀냈다.
즉, 환자의 TLK 단백질 발현 정도에 따라 PARP 억제제 치료에 대한 반응을 사전에 예측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또 연구팀은 TLK 단백질이 PARP 억제제의 항암효과를 조절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제시했다.
TLK 단백질은 DNA 복구 과정 중 하나인 DNA가 끊어졌을 때, 손상된 DNA를 빠르게 이어붙이는 비상동말단연결(NHEJ)을 촉진하며 반대로 정상적인 DNA 조각을 참고해 손상된 DNA 부분을 원래대로 복원하는 상동 재조합(HR) 복구 과정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때 HR 복구기능이 떨어지게 돼 PARP 억제제 항암효과가 증대되지만 TLK 단백질이 저발현되면, NHEJ 경로가 감소하는 대신 HR 복구기능이 다시 활성화되며 PARP 억제제의 항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대표 부인암 환자 중, BRCA 변이를 가진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TLK 단백질이 저발현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보여 BRCA1 변이를 가진 유방암과 난소암 환자에서 TLK 단백질을 바이오마커(예측지표)로 활용하면, PARP 억제제 치료 반응성을 예측, 환자별로 최적의 치료법 선택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더 나아가, 향후 TLK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PARP 억제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 전략이 마련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연구팀이 국립암센터 한미 암 공동연구사업과 공익적 암 연구사업으로부터 지원받아 수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미국암연구학회-대한암학회 암 정밀의학 공동학술대회(AACR-KCA Joint Conference on Precision Medicine in Cancer)'에서 소개다.
이를 포스터로 발표한 암발생연구과 김반석 연구원(공동저자)은 Travel Award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연구를 주도한 국립암센터 암발생연구과 이경용 박사는 "효과 있었던 항암제가 어느 순간부터 암세포에 잘 듣지 않는 내성을 획득하기 위해 PARP 억제제의 표적 상동 재조합(HR) 결핍을 다시 끌어올리는 기전을 발생시켰다. 이번에 이러한 회피 기전에 관여하는 TLK 단백질의 새로운 역할을 밝혀냄으로써 향후 PARP 저해제 적응증 확대와 다양한 병행치료 전략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TNBC)이나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HGSOC) 환자의 절반 이상이 상동 재조합(HR) 결핍이 있으며, PARA 억제제의 저해제 항암치료의 잠재적 대상이기 때문에, 이들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인 PARA 억제제 치료 전략을 개발할 후속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해제는 우리 몸속에서 특정 단백질이나 효소의 문제를 일으키는 기능을 조절해주는 약물 또는 물질이다.
가령 암세포가 계속 자라도록 돕는 단백질이 있다면, 저해제는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해서 암세포 성장을 멈추거나 느리게 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5-05-14 16: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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