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보라매병원, '켈로이드 발생 근본적 원인' 밝혀내다

-박지웅 교수 연구팀, 켈로이드 발생서 '기계적 자극 전달' 핵심역할에 주목

켈로이드 환자 섬유아세포에 기계적 스트레스 가하면 'ROCK 1 단백질 발현' 급증

'과도한 세포 증식과 섬유조직 생성'으로 이어졌다

'actin filament 형성' 억제‥섬유화 단백질 발현 현저 감소

향후 ROCK 1 억제제 임상실용화 '켈로이드 생성 근본 억제 유도하는 치료제' 자리매김 예정

논문, 세계적 피부 학회지 '2025년 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피부 질환 중 하나 '켈로이드'의 발생 기전이 근본적으로 규명됐으며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켈로이드는 외상, 수술, 화상 등으로 손상된 피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정상 범위를 넘는 과도한 섬유조직이 증식하며 발생한다.

이 질환은 단순한 흉터를 넘어서 지속적인 통증, 가려움, 운동 제한 등을 유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스테로이드 주사, 수술, 레이저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하지만, 50% 이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확실한 치료법이 없으며, 근본 치료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병원장 이재협) 성형외과 박지웅 교수(사진) 연구팀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으며 켈로이드 발생에서 '기계적 자극 전달' 과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피부가 외부 물리적 자극을 감지, 세포 내 신호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세포의 증식이나 섬유조직 형성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ROCK 1(Rho-associated kinase 1)'이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연구에 따르면, 켈로이드 환자의 섬유아세포에 기계적 스트레스를 가했을 때 ROCK 1 단백질의 발현이 급증했으며, 이는 과도한 세포 증식과 섬유조직 생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ROCK 1 억제제를 처리하면 세포 골격을 구성하는 액틴 필라멘트(actin filament)의 형성이 억제됐으며 섬유화 관련 단백질들의 발현도 현저히 감소했다.

이와 함께 세포의 성장과 섬유화 조절에 관여하는 YAP/TAZ 신호전달 경로도 억제되며, 콜라겐 생성 역시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

동물 실험에서 ROCK 1 억제제의 효과는 뚜렷했다.

인간 켈로이드 섬유아세포를 이식한 면역결핍 생쥐(SCID mouse) 모델에서 ROCK 1 억제제를 투여한 그룹은 켈로이드 결절의 크기와 무게가 유의하게 줄어들었으며, 조직 내 염증세포와 콜라겐 축적 역시 감소, 조직학적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무엇보다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나 독성은 관찰되지 않아 향후 임상 적용 가능성이 크게 평가된다.

이 연구가 켈로이드의 병태생리 경로를 '기계적 자극(mechanosensing) → ROCK 1 신호 활성화(mechanotransduction) → 섬유화 반응(mechanoresponse)'으로 명확히 정리하며, 현재의 증상 완화 위주의 치료법에서 벗어나 질환의 '원인' 자체를 차단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지웅 교수는 "기존 치료가 증상을 완화하거나 흉터의 크기를 줄이는 데 한정됐다면, 이 연구는 켈로이드의 발생을 유도하는 근본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삼는 완전히 새로운 전략"이라며 "향후 전임상과 임상 연구를 거쳐 ROCK 1 억제제가 실용화된다면, 켈로이드는 물론 심장, 폐 섬유화와 같은 다른 난치성 섬유 질환 치료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세계적 피부 학회지 '2025년 영국 피부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Impact factor:11)'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