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와 긴밀한 협의 촉구‥문제 '아무런 조율 없이 그대로 밀어붙이기식' 추진
정부 개편안대로라면 초고령 사회 '근골격계질환 노인건강'에 악영향
물리치료사 '국민의 건강권 침해에 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 우려'
[보건타임즈] 최근 정부가 눈엣가시로 바라봤던 비급여 항목 중 '도수치료'를 겨냥,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도하려는 '혼합진료 금지,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편입과 가격 통제, 실손 보험 보장의 축소 등' 비급여/실손 보험의 개편이 본래의 취지보다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강력하게 규제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 인구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게 더 큰 부담이 돼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건강보험 당국이 추진하려는 비급여/실손 보험의 개편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려 비급여 진료의 증가로 발생하는 실손 보험 손해율과 지급액 증가를 억제하려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있다.
이 분야의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대한정형도수물리치료학회 등 단체는 이러한 취지의 개편안이 도수치료의 당사자 물리치료사 단체와 아무런 협의 없이 그대로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삼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건강보험 당국이 도수치료에 종사하는 직종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어떠한 노력이나 합리적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개편안을 수립한 후 언론을 통해 조금씩 흘리는 방식으로 공개해와 임상 물리치료사와 물리치료 교육 현장에 많은 혼란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들 단체는 "국민 의견의 중심축이 돼야 할 정부가 손해보험 회사의 일방적인 도수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동조, 편 들기에 들어가 자신들이 만든 개편안을 밀어붙이며 10만여 물리치료사의 직업 안전성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물리치료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정부의 비급여 개편 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많은 의료기관의 도수치료부서를 축소하거나 인원을 강제로 조정, 신규 물리치료사들의 취업난뿐 아니라 취업 중인 물리치료사들의 실직 등 생업에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이 문제가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권 침해, 의료 서비스의 질적 저하, 그리고 글로벌 의료시장에 역행하는 정책집행, 신의료 기술과 학문의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한물리치료사협회의 시각이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에 따르면 도수치료는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시작된 치료의 한 형태로 현재 많이 알려진 열·전기 치료보다 오래된 물리치료의 한 전문 영역이다.
히포크라테스의 도수치료 방법은 수 세기를 거쳐 변화를 거듭 발전해 오며 카이로프랙틱 의학(Chiropractic medicine), 정골 의학(Osteopathic medicine), 정형 의학(Orthopedic medicine) 등으로 분화됐다.
도수치료는 181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 세워진 최초의 물리치료 교육기관 Royal Central Institutes of Gymnastics(R·C·I·G)에서 교육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물리치료사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또 1974년에 조직된 세계정형도수물리치료사연맹(IFOMPT International Orthopedic Manipulative Physical Therapist)은 도수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전 세계의 물리치료사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물리치료사가 시행하는 도수치료를 정형도수물리치료로 정의했으며 4년마다 학술대회를 개최, 치료 효과를 연구, 검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IFOMPT에 회원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의 의료시장에 큰 변화를 줄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비급여 관리와 실손 보험 개혁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원칙적으로 비급여를 없애 모두 급여화한다며 급여로 전환이 되지 않는 일부 비급여는 '관리급여'로 신설, 진료 기준과 가격을 지정해 실손 보험의 본인부담률을 높게 부가하는 등의 방침을 제시함으로써 비급여 실손 보험 개혁의 목표가 국민건강 증진과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강행하려는 비급여 개편 안대로 도수치료의 본인부담률을 높이면 환자들이 부담해야 할 실제 비용이 더욱 커져 오히려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이라는 목적과 상충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본인부담률의 증가는 곧 은퇴 후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노인 인구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 치료를 꾸준히 받지 못하게 돼 초고령 사회의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과잉 진료를 방지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의료비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실손 보험의 개편 방향이 단순히 본인부담률을 인상하기보다는 적정 수가 산정과 치료 기준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협회의 제안이다.
또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비급여/실손 보험 개편안과 직접 연관이 있는 물리치료사들의 연구단체 대한정형도수물리치료학회는 "수많은 논문과 연구를 통해 도수치료가 신경 근·골격계 환자의 통증 감소, 관절 가동범위 개선, 기능 회복에 효과 있음을 입증해왔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의료보험 적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시(제2005-85호)에서 도수치료는 근·골격계 질환, 급·만성 경요추부통증, 척추후관절증후군 등에 사용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대한정형도수물리치료학회(www.kaomt.or.kr) 박현식 회장은 "'도수치료를 안전하게 효율적으로 운영함은 물론 국민의 건강증진과 치료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지금이라도 정부 당국이 10만여 물리치료사를 대표하는 대한물리치료사협회와 긴밀하게 협의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앞으로 결정될 정책이 물리치료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돼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지금의 위기를 학문과 치료적 접근의 질적 향상을 통해 기회로 전환, 도수치료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으로 국민건강권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5-03-26 18: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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