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전문가 양성, 두통에 대중적 인식 제고' 필요
두통 전임의 시상 '최우수 연세의대 하우석 교수', '우수 한림의대 강미경 교수'
주민경 회장, "CGRP 표적치료제, 국내 환자 편두통 치료 시 첫 옵션돼야 한다"
[보건타임즈] "두통 치료제가 새로 개발됐지만, 약물 비용과 건강보험 적용 문제로 국내 도입이 지연돼 많은 두통 환자가 고통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처럼 CGRP 표적 치료제가 우리나라 편두통 환자 치료의 첫 옵션으로 자리 잡아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국가와 건보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사진 앞 왼쪽부터 문희수부회장,주민경회장,김병수학술이사,뒷 왼쪽부터 조수현총무이사,이원우학술간사,손종희홍보이사)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 연세의대)는 지난 1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 중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CGRP 표적 치료제가 편두통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되는 학술대회의 주요 내용과 학회가 추진하는 두통 전문가의 양성과 두통에 대중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두통 인식개선 캠페인 등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날 학술대회는 의료계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180명이 참석자로 등록해 현장에서 높은 참석률을 보였으며 세션마다 좋은 강의와 열띤 토론이 오갔다.
한·일합동두통심포지엄도 함께 개최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이 학술행사에선 한국과 일본의 두통학 발전 상황을 공유하며, 일본의 저명 학자들과 함께 양국의 치료 환경과 연구 성과를 비교, 학문적 의견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추계학술대회는 1년간 두통 질환 연구와 치료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치러졌다.
진료 현장에서 임상적 접근법과 CGRP 표적 치료를 적용한 경험을 통해 실무 중심의 내용을 다룸으로써 지난 춘계학술대회와 비교, 한층 실질적이면서 실용적인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를 통해 참석자들은 두통의 원인, 일생에 걸친 변화, 최신 치료법을 함께 공유했다.
첫 세션에선 지난 1년간 두통 분야에서 연구해온 결과를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홍균 교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주민경 교수가 모두 요약, 총정리해 발표했다.
박홍균 교수는 "임상을 통해 확인한 경구와 주사형 항-CGRP 약물의 효과와 근거로 난임 환자이면서 CGRP 표적 주사제에 치료 효과가 있는 가임기 여성에겐 아토제판트가 대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최근 편두통 치료에서 주목받는 라스미디탄은 기존 트립탄과 달리 혈관 수축이 없어 혈관 질환 환자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나 어지럼증과 졸림 같은 부작용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경 교수는 올해 발표한 미국두통학회의 급성기 치료와 예방 치료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삽화 편두통과 만성 편두통의 예방 약물로 처방에 CGRP 표적 치료제를 우선 고려할 것을 권고, 유럽과 같은 방향성을 보인다.
CGRP 치료제는 사용 후 6개월 동안 임신이 금지되지만, 세계적으로 진행된 4년간 부작용 분석 결과 트립탄과 비교해 그다지 임신과 태아에 위험이 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 수면장애, 글림파틱 시스템 장애,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 인공지능(AI),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편두통 치료와 관련한 다양한 혁신적인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 이외의 드문 두통 질환에 접근법을 다뤘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는 벼락 두통의 진단과 치료 접근법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벼락 두통은 발생 후 1분 이내에 최대 강도에 도달하는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반드시 이차성 두통 여부를 감별해야 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감별 진단을 위해선 뇌혈관 CT와 MRI 검사가 필요하며, 대개 응급실에서 시행하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은 MRI나 확산 영상/FLAIR 영상으로는 뇌하수체졸중이나 대뇌 정맥혈전증을 확인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아 조영증강 MRI를 통해 확산 영상, T1 조영증강 영상, 혈관 영상이 포함된 종합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혈관 벽 MRI는 반복적인 촬영 없이 초기에 두개 내 동맥경화, 혈관염, 혈관 박리, 가역적 뇌혈관수축증후군 등을 감별해내 유용성이 강조됐다.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신경과 이혜정 교수는 기립 두통의 발병 기전, 감별 방법, 치료 접근법을 강의했다.
기립 두통 진단을 위해서는 뇌 내 병변, 두개 내 저혈압과 동반된 출혈을 확인하기 위해 조영증강 뇌 MRI가 필수적이다.
두통 없이 어지럼증, 이명, 오심, 시야 장애, 인지 저하, 구음 장애와 같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진단 시 영상 검사가 필수적이다.
치료로는 경막외 혈액 패치 술을 반복적으로 시행, 두통의 호전을 확인하며, 필요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체위성 빈맥 증후군도 기립 두통이 동반할 수 있어 이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과 교수였던 현 동탄 삶 신경과 배대웅 원장은 두경부 안면 통증과 신경통에 접근법과 치료법, 신경 차단술을 강의했다.
강의에선 삼차신경통, 단기지속 편측신경통형 두통,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감별이 까다로운 다양한 신경통 질환을 심도 있게 토론했다.
후두신경통, 중간신경통(Nervus intermedius neuralgia), 두통과 동반하는 신경통의 진단과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물론 신경 차단술의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분당제생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성환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김성훈 교수, 전남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승한 교수가 두통 환자의 치료 시 자주 대하는 동반 증상과 상황에 최선의 치료법과 상담 방법을 다뤘다.
동시에 진행된 한국·일본 공동 심포지엄에선 편두통의 신경 생리에 초점 맞춰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 도쿄 치과대학의 시바타 마모루 (Shibata Mamoru) 교수, 게이오 의과대학의 타키자와 츠바사 (Takizawa Tsubasa) 교수, 대한민국의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미지 교수,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손종희 교수가 편두통 병태생리의 강의와 심도 있게 토론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CGRP 표적 치료제를 실제 임상에서 적용방식을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항 CGRP 표적 치료 경험을 공유, 다양한 사례를 논의했다.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문희수 교수는 경구 전통 예방 약제의 진화된 역할에 강의했다.
문 교수는 CGRP 항체 치료제가 높은 효과와 낮은 부작용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경구 예방 약물은 여전히 편두통 예방 치료의 1차 선택 약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경구 약물은 저비용, 보험 적용의 용이성, 다양한 약물 기전, 동반 질환 치료와의 병용 가능성 등에서 장점이 있다.
문 교수는 특정 환자군에서는 전통적인 경구 예방 약제가 더 적합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환자의 동반 질환을 고려한 조합 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예방 치료의 효과는 2~3달의 경과를 봐야 나타나며, 최소 2~3주가 지나야 효과가 발현될 수 있다는 점과 환자 관리에서 인내심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을지대학교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조수현 교수는 항CGRP 단클론항체가 1년까지 효과를 잘 유지하며 부작용이 거의 없음을 강조했다.
2022년 유럽두통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항CGRP 단클론항체의 치료는 12~18개월 동안 지속적인 투여가 권장된다.
치료 효과는 환자에 따라 월별 변동(fluctuation)이 있을 수 있으며, 초기 3개월간 효과가 없던 환자도 6개월 이상 사용 시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치료를 중단, 두통이 재발했을 때는 재투여 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조 교수는 1년 이상의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약을 지속할 수 있다며, 개인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주 최윤주 신경과 의원의 최 원장은 국내 경구 CGRP수용체 차단제의 실제 경험을 소개했다.
최 원장은 경구용 CGRP수용체 길항제 아큅타정(성분명: 아토제판트)의 국내 사용 사례를 기반으로, 용량 조절과 병용 요법이 편두통 관리에서 더욱 효과적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모희정 교수는 국내 군발두통 환자에서 항CGRP 단클론항체의 실제 경험을 공개했다.
그는 군발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CGRP 항체 치료제의 효과를 발표하며, 국내 승인 용량보다 높은 용량을 사용한 사례와 베라파밀(Verapamil) 병용 치료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면서 군발두통 치료에서 항-CGRP 단클론항체의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대한두통학회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젊은 두통 연구자 육성 차원에서 제2회 최우수/우수 두통 전임의 시상이 치러졌다.
최우수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하우석 교수(사진), 우수는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강미경 교수가 수상했다.
학회는 "CGRP 표적 치료가 미국과 유럽의 추세에 따라 국내도 편두통 치료의 첫 번째 옵션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국가와 보험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주민경 회장은 "2024년 대한두통학회가 어느 때보다 두통 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친 한해였다면서 직장인 500여 명을 대상으로 편두통 실태조사, ‘제6회 두통 이야기 공모전’, 환자/대중 대상 지역 순회 온라인 강의, 라디오 방송을 매개로 대국민 홍보를 해왔다며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두통 인식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한두통학회는 2024년 4월 영문학회지 HPR(Headache and Pain Research, https://e-hpr.org)을 창간했으며, 현재 2024년 10월 두 번째 학회지를 발간했다.
이에 이 분야 전문가를 비롯해 의료진은 물론 두통을 앓아본 일반인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인용으로 2025년부터는 연 3회 발행을 계획 중이며 PMC 등재를 준비와 향후 SCI 학회지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5-01-21 12: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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