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가능 환자, 치료 없이 '장기간 입원에 피부미용 시술'
피부미용 시술을 통증 치료한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 발급, 72억 편취'
'공‧민영 보험금' 둘 다 속여 빼낸 의사, 병원 상담실장, 가짜환자 등 141명 검거
[보건타임즈] 의료인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가짜환자가 개입한 '숙박형 요양병원 조직적 보험사기(모식도)'가 적발됐다.
이 사건은 금융감독원이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입수된 제보를 토대로 기획조사에 들어가 병원 의료진 5명과 환자 136명이 2021년 5월부터 허위 진료기록으로 실손보험금 60억 원을 속여 뺏은 혐의를 적발, 수사를 의뢰한 남양주 북부경찰서가 올해 1월 본격적으로 착수, 조사과정에서 병원이 요양급여(진료비 중 건보공단부담금) 12억 원을 편취한 혐의까지 찾아냄으로써 전모가 드러났다.
이를 통해 경찰은 건강보험공단과 공조, 보험사기에 가담한 의사, 병원 상담실장, 환자 등 141명을 검거했다.
이 사건은 병원장과 상담실장이 가벼운 경증환자에게 접근,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증상인 것처럼 속여 입원할 것을 권유하면서, 시작됐다.
병원장과 상담실장은 이들 가짜환자에 가입된 보험상품의 보장 한도에 맞춰 통증 치료 등의 진료기록을 발급해주며 실제로는 미용시술 등을 할 수 있다고 현혹, 이를 수락한 이들을 이용, 월 단위로 병원장과 상담실장은 보험금 약 500~600만 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위 치료계획을 짰다. (아래 표)
수사결과 병원장과 상담실장은 실제로 환자의 사용 목적에 따라 미용시술, 허위 진료기록으로 일단 적립금을 확보한 후 추후 미용시술 등을 받을 때마다 차감하는 보관, 타인양도 등으로 구분‧관리했다.
타인양도는 본인의 명의로 보험 처리한 미용시술 이용 서비스를 가족 등 타인이 사용하도록 양도하는 것을 말한다.
또 입원 치료 보장 한도(예 5,000만 원)를 전부 소진해 면책 기간이 되면 통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1일 보험금 한도(20~30만 원)에 맞춰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하는 계획도 세웠다.
병원은 원거리 거주자가 실제 통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환자들에게 병원 건물의 일부를 오피스텔처럼 임대하기도 했다.
피부관리사, 간호사 등 병원직원은 이들 가짜환자를 상대로 미백, 주름 개선 등 피부미용 시술 등의 의료서비스를 했으며 허위 진료기록과 실제 사용 용도를 헷갈리지 않도록 별도로 표기, 매뉴얼로 공유했다.
이들은 일자에 따라 허위 진료계획 하단의 괄호 안에 자신들만 아는 ☆쌤, 보관, △△님 등 암호를 표기해 정보를 교환했다. (표)
가령 ☆쌤은 특정 피부관리사, 보관은 적립 후 추후 사용한다, △△님은 일정 금액을 양도받을 타인을 지칭했다.
또 고액의 진료비를 수납하는 장기 입원 환자를 늘리기 위해 병원 개설시 허가된 병상 수 70여 개를 초과, 운영하기도 했으며, 병실현황표에 환자 유형별로 비인가 병상 입원, 입원 중이나 통원치료로 처리하는 등 색깔에 따라 구분, 관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에 고용된 의사는 상담실장이 설계한 일정표에 맞춰 미용시술 등을 받은 환자에게 허위 진료기록을 작성‧발급, 환자가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60억 원)을 편취해 병원비로 충당하도록 했다.
상담실장이나 병원직원이 의사의 ID로 진료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환자가 외출이나 외박 등으로 부재중이라도 입원비, 식사비 등을 건강보험공단에 직접 청구, 부정으로 받는 수법으로 공‧민영 보험금 총 72억 원(표)을 속여 뺏도록 했다.
병원의 권유에 현혹돼 미용시술 등을 받은 환자 136명은 다른 중증 질환을 치료한 것처럼 통증 치료, 약제 등의 허위 진료기록을 보험회사에 제출, 보험금 총 60억 원(1인당 평균 4,400만 원)을 편취했다.
이 중 10여 명은 편취금액이 1억 원을 넘었다.
보험사기를 주도한 병원을 비롯해 이들의 솔깃한 제안에 동조‧가담한 환자들도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다수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보험사기 혐의 땐 연구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건강보험공단은 "보험사기가 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선량한 다수 국민의 보험료(건보료 포함) 인상을 초래하는 대표 민생침해 금융범죄"라면서 "금융감독원, 경찰청과 함께 향후 보험사기 척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12-04 12: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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