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연세대·고려대, 조현병 여성 '유방암 발병 위험 1.26배' 높다

연세대·고려대 공동연구팀, '건보공단 90만 명 의료기록' 분석결과

조현병 여성, 앓지 않은 그룹 대비 '1.26배'‥기타 정신질환 여성 그룹과 비교 1.07배 ↑

항정신병제 장복 또는 나이 많을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 커짐

40~64세 유방암 발병 위험 1.36배‥40세 미만과 64세 이상 '유의 차이 없음'

논문, 국제학술지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조현병을 앓는 한국인 여성이 앓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40~64세 연령대에서 위험도가 더 높아 폐경기 전후 여성 환자들을 상대로 혹시나 발병할 수 있는 유방암에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다.

정신질환과 유방암 위험의 연관성은 오랫동안 논의돼 온 주제다.

요즘 일부 항정신병 약제가 유방암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를 규명하려는 국제학계의 노력이 이어져 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실[정선재 교수, 양지수 박사(사진 우)]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 교실(조철현 교수) 공동 연구팀(제1저자 양지수, 교신저자 조철현[(사진 좌)·정선재(중)]은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조현병을 앓는 여성의 항정신병제 사용 기간이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규명한 연구를 이같이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 항정신치료제 사용의 관리 임상 가이드라인을 국내 환자들에 맞춰 정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8세에서 80세 사이의 조현병 여성 약 22만여 명, 기타 정신질환 여성 22만여 명, 정신질환을 겪고 있지 않은 여성 45만여 명 등 총 90만여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이 결과, 조현병 여성 그룹의 유방암 발생위험은 정신질환을 앓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1.26배, 기타 정신질환 여성 그룹과 비교해 1.07배 높았다.

또 항정신병 약제를 4년 이상 장복했을 때 6개월 미만 복용한 사례와 비교해 유방암 발병 위험이 1.36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40~64세 연령대에서 조현병을 앓았을 땐 유방암 발병 위험이 1.36배로 상승했으며 40세 미만과 64세 이상에선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조현병 여성 환자들, 중년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선재 교수는 "이 연구는 조현병 여성 환자들의 유방암 조기 검진과 예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며, "폐경기 전후 여성 환자들의 정기 유방암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철현 교수는 "항정신병 약물의 장기 사용이 불가피한 환자의 경우, 유방암 발병 위험을 고려한 맞춤형 약물 선택과 주기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 연구를 토대로 조현병 환자의 유방암 예방을 위한 임상 가이드라인 개발과, 항정신병 약물의 장기 사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는 후속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연구진이 한국연구재단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Breast cancer risk among women with schizophrenia and association with duration of antipsychotic us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in South Korea'란 주제로 최근 정신의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 국제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