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여성이 남성보다 1.5배나 많지만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은 할아버지가 1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여성들이 전반적인 병원이용률이 높게 나타나는데 반해, 노인의 경우 반대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가 2007년 한 해 동안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 응급센터를 찾은 65세 이상 노인 1만9,0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할아버지가 1만 605명으로(55.7%) 할머니 8,434명(44.3%)보다 응급센터 찾는 비율이 10%나 높았다. 이같은 결과는 65세 이상 인구 중 여성이 남성에 비해 20% 이상 많은(통계청 2005년 인구총조사 기준)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또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응급실로 내원하는 노인 환자의 37.8%가 겉으로 구분이 안 되는 모호한 증상을 호소했고, 대부분 질환중증도가 높아 응급실에서 입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보통 성인 응급환자는 약 30%만 입원으로 이어지는데 반해 노인 응급환자는 상태가 심각하고, 입원해야 할 상황인 경우가 46.6%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약 3명 중 1명 이상(37.8%)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모호한 증상으로 내원했다.
가족들도 왜 응급실을 찾았는지에 대해 “거동을 잘 하시던 분이 요즘 누워만 있더라” “요즘 계속 이상해 보이더라” 등이라는 것이다.
왕순주 교수는 “노인의 경우 같은 연령대라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각종 질병에 더 많이 노출돼 있으며, 노인들은 자녀에게 자신의 증상을 표현하는 일에 서툴고 몸이 아파도 혼자 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닥쳐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며 “게다가노인들은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증상이 모호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는 노인의 상태가 일상생활 속에서 평소와 다른 점이 없는지 꼼꼼하게 관찰하고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인 환자가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 보호자는 먼저 환자의 의식을 확인하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이나 119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의식이 없다면 딱딱한 바닥에 환자를 눕히고, 기도 유지와 흉부압박을 시행하면서 전문가를 기다린다. 전문처치자 도착 시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응급실로 내원했을 경우 노인 환자들은 비록 의식이 있어도 의사소통 능력의 부족과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치료를 받을 때는 반드시 환자의 상태에 대해 잘 아는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며, 보호자는 환자의 병력과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야만 적절한 진단과 처치가 가능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6월 개최된 대한노인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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