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게서 흔한 색소질환 베커모반(Becker’s nevus)에서 안드로겐 수용체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김유찬 교수는 1996년 1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이 병원을 방문한 베커모반 환자 30명과 커피밀크색 반점 환자 15명, 흑자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면역염색 등으로 병변을 관찰한 결과 베커모반 환자의 색소부위에서 안드로겐 수용체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베커모반으로 진단된 환자 30명의 색소부위와 인접 정상부위의 조직을 대상으로 Hematoxylin-eosin, Fontana-Masson, NKI/beteb, MART-1, androgen receptor 등 여러 가지 염색을 시행하고, 커피밀크색 반점과 흑자 각각 15례의 조직소견과 비교했다.
이 결과 베커모반에게서 두 개 이상의 표피 능선(rete ridge)이 서로 융합하는 특징적인 조직소견이 흔히 관찰됐다.
안드로겐에 대한 면역염색에서 베커모반은 30례 중 18례에서 중등도 이상의 양성을 보였고 5례에서는 약하게 염색된 반면 커피밀크색 반점 및 흑자는 없었다.
15례 중 각각 4례와 2례에서만 약하게 염색돼 의미 있는 차이를 나타냈다.
김유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베커모반에 안드로겐 수용체가 증가한다는 것을 면역염색을 통해 확인한 연구로 커피밀크색 반점이나 흑자 같은 임상적으로 유사한 질환과 감별진단하고 치료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병리학분야의 저명학술지 Journal of Cutaneous Pathology 6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베커모반(Becker’s nevus)은 남자 200명 중 1명에서 발생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색소질환이며, 연갈색 또는 흑갈색의 반점이 나타난다. 주로 사춘기에 발생하며 체모보다 길고 검은 털이 색소병변에서 흔히 자란다. 이 질환의 발생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춘기 남자에게 흔히 발생하고 여드름성 발진이 같은 부위에 발생하는 양상 등으로 볼 때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제시된 바 있다.
사진 설명: 베커모반에서는 색소부위에서 인접 정상부위에 비해 안드로겐 발현이 증가했지만 밀크커피색 반점 및 흑자에서는 색소부위와 인접 정상부위 간 차이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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