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형 간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봄에 많이 발생하는 병이기에 더 느끼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병원에서 보면 입원해 있는 A형간염 환자가 항상 있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6월에 A형 간염 주의보를 내릴 정도입니다. 환자가 많아질수록 A형간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됩니다.
A형 간염은,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이 되는 병으로, 완전히 익히지 않은 음식물이 원인입니다.
30년 전에는 어릴 때 A형 간염에 걸렸고, 어릴 때 걸리면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기에 우리나라에서 A형 간염은 문제가 되지 않던 병이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한국의 음식 위생이 좋아지면서, 어릴 때 걸리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현재 나이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성인들입니다.
몇몇 조사에 의하면 20대 초반 성인의 2%정도만이 어릴 때 걸렸고 98%정도가 A형 간염에 취약하여 언제든지 A형 간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30대에는 50%정도에서, 40대 초반 어른은 10%정도에서 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른이 A형 간염에 걸리면, 어린이와 달리, 고열이 나고 황달도 심하고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됩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증상이 심하고 심지어 사망하기도 합니다.
병마다 잘 걸리는 나이가 있지만 A형 간염은 꾸준히 걸리는 병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위생이 좋아진 선진국에서 보면, 20대가 되면서 감염되기 시작하여 매년 1%씩 감염이 됩니다. 한국 사람도 점점 수명이 길어지므로 현재 20대 후반 성인은 80세를 넘게 살 것이므로, 살다보면 언젠가는 A형 간염에 꼭 걸리게 된다고 할 수 있고, 늦게 걸릴수록 심하게 앓게 됩니다.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여러 의학회에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하고 있고, 대한감염학회에서도 공식적으로 20대 성인 모두가 받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30대는 50%정도가 과거에 걸렸기에 혈액 검사를 먼저하고 결과를 보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여유가 있으면 40대 초반 성인도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주사는 2번 받아야 하고, 예방 효과가 20년 이상 지속하므로 예방접종 비용을 고려해도 경제적인 주사입니다.
물과 음식을 청결하게 하면 예방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A형 간염은 다른 수인성 전염병과 달리 위생 조건이 좋은 환경에서도 곧잘 생깁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음식문화권에서는 음식을 조심해서는 예방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정문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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