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황반이상증, '황반 변성 시력저하에 색각이상 보이는 유전성 질환'
1989년 발견된 후 지금까지 '발병 기전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한국·중국·일본인 총 21개 가족 36명 '잠복 황반이상증' 연구
'RP1L1' 유전자 돌연변이 2종류 확인, 부모 둘중 한명 유병자라면 자식 중 50% 물려받는다
[보건타임즈] 비교적 흔한 안과질환은 아니지만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복 황반이상증'의 유전자 변이 특성이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주광식, 박규형 교수(사진)팀은 한중일 3개국의 유전성 망막질환 연구자들의 공동연구를 통해 잠복 황반이상증의 임상 양상과 유전자 이상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논문은 안과 분야 국제적 저명지 'Ophthalm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잠복 황반이상증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의 변성으로 인해 서서히 기능이 쇠퇴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대부분 20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시력저하가 심해지거나 이와 함께 색각 이상이 보이기도 있다.
이 질환은 1989년 일본 안과의에 의해 발견됐지만 지금까지 발병 기전이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한국의 우세준 교수, 일본의 후지나미 교수, 중국의 수이 교수는 동아시아유전성망막질환 학회(EAIRDs East Asia Inherited Retinal Disease Society)를 설립, 첫 연구로 한국(6가족), 중국(4가족), 일본(11가족)에서 총 21개 가족 36명을 대상으로 아시아인의 잠복 황반이상증을 분석, 질환의 양상과 유전학적 이상을 최초로 확인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분석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연구 대상자 36명 중 12명은 여성, 24명은 남성이었으며, 발병 시점의 연령대는 평균 25.5세, 이들의 좌우 시력은 동일하게 평균 0.65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근적외선을 이용해 망막의 단면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빛간섭단층촬영이 잠복 황반이상증 진단에 가장 유용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RP1L1'이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2종류 확인돼 병의 유전적 기전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RP1L1 유전자 변이는 우성 유전으로 부모 중 한 명만 질환이 있어도 자식 중 50%에서 이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다른 환자도 유전적 진단을 통해 이번에 분석된 유전자 돌연변이와 비교한다면 질환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잠복 황반이상증은 진단이 어려워 원인불명의 시신경 이상으로 오진되거나 혹은 꾀병으로 여겨온 흔한 질환이었다" "한중일 3개국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 질환이 서양보다는 아시아인에서 흔하게 발병하며 이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에 이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 교수가 공동 창립한 동아시아유전성망막질환 학회는 현재 아시아지역 참여 연구자가 계속 늘고 있으며 유전성망막질환의 원인 규명, 진단 방법 제시, 안과의사 교육,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임상시험 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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