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 기대하기 어려운 '만성 통증 환자'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
이배환 교수 "응용 시 치료 어려운 만성 통증 환자 통증 조절에 도움 줄 수 있을 것"
차명훈 교수 "뇌세포 간 신호 조절 규명 시 통증 제어할 방안 제시할 수 있을 것"
논문, 세계적 과학저널 'Nature'의 자매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뇌에 전기자극을 줄 때 만성 통증이 조절되는 원리(논문)를 밝혀냈다.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이배환·차명훈 교수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통증 상황에서 대뇌의 불확정영역(zona incerta)에 있는 '별아교세포(astrocyte)' 수가 현저히 감소했을 때 전기자극을 주는 운동 피질 자극술(MCS)을 시행하면 별아교세포 수가 다시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인위적 전기자극으로 시냅스(Synapse, 신호전달이 이뤄지는 신경과 신경의 접합 부위 구조) 변화를 유도, 만성 통증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로써 앞으로 약을 통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성 통증 환자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말초신경이 손상을 받아 유발된 통증,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과 같은 원인을 밝혀지지 않은 심각한 통증, 암 때문에 발생하는 격심한 통증 등은 만성 통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만성적 통증은 약물치료 효과가 기대보다 적은 데다 약효가 있더라도 약물 부작용에 의해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번 동물 실험에서 연구팀은 통증 조절 방법을 뇌 구조의 신경학적 변화에서 찾고자 했다. 머릿속 대뇌엔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불확정영역(zona incerta)으로 불리는 부위가 있다.
앞선 연구들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만성 통증을 앓고 있을 때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가 많이 낮아진다.
이를 착안한 연구팀은 전기자극으로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 활성도를 높이면, 불확정영역의 활성도가 정상적으로 회복해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 아래 연구를 했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에 신경 손상을 준 실험군(하늘색, 파란색)과 허위손상을 준 대조군(빨간색)으로 분류,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통증의 역치를 측정했다.
역치가 낮아질수록 통증은 증가한다.
이 결과 차트 왼쪽과 같이 신경 손상이 있는 실험군은 자극에 대한 역치가 점차 낮아지는(통증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허위손상을 입은 대조군과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후 반복적인 운동 피질 자극술을 10일간 반복하며 통증 변화를 측정했다.
측정결과 자극술을 받은 실험군(파란색)에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조군(빨간색)과 똑같은 수준까지 증가하는 역치를 나타내 통증이 사라지는 짐을 관찰했다.
하지만 신경 손상 이후 아무런 치료 자극을 주지 않은 실험군(하늘색)에서는 역치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또 연구진은 운동 피질 자극술을 시행한 동물모델의 뇌 변화를 관찰, 대뇌 불확정영역에서 '감소했다가 회복'되는 별아교세포의 활성을 발견했다(위 그림 참조).
이배환 교수는 "운동 피질 자극술은 신경 손상으로 유도된 통증을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불확정영역의 신경세포의 시냅스 변화와 별아교세포의 조절을 매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이는 "뇌의 신경가소성 변화가 전기적 자극과 같은 인위적 자극에 의해 가능하며 이를 응용하면 치료가 어려운 만성 통증 환자의 통증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명훈 교수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뇌신경세포 시냅스의 연결조절을 통해 만성 통증을 조절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뇌세포 간의 신호 조절을 명확히 규명한다면, 뇌를 이해, 통증 조절 과정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논문은 지난 1월 22일 '만성 통증에서의 운동 피질 자극 이후 대뇌 별아교세포의 변화(Astroglial changes in the zona incerta in response to motor cortex stimulation in a rat model of chronic neuropathy)'라는 제목으로 세계적 과학저널 'Nature'의 자매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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