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RNA 이용, 녹내장 수술 부위 섬유화 막을 '새 치료법' 제시
황영훈 교수팀 "녹내장 수술 성공률 더 높이는 동시에 부작용 줄일 수 있을 것“
논문, SCI 학술지 '美안과 연구와 시과학 학회지 최신호'에 발표
[보건타임즈] 녹내장 수술 후 수술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인 수술 부위 섬유화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이로써 녹내장 치료의 진일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 교수(사진 左)와 명곡안연구소 이준행 교수(사진 右)팀은 최근 발표한 '사람 눈의 결막하 섬유화는 마이크로 RNA 143/145의 발현에 의해서 조절된다(Transforming Growth Factor-β1-induced Human Subconjunctival Fibrosis is Mediated by MicroRNA 142/145 Expression)'라는 논문을 통해 녹내장의 중요 원인인 높은 안압을 낮추는 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을 내놨다.
녹내장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점차 약해져 시력을 잃게 하는 안질환이다.
이 안과질환은 세계 3대 실명 질환에 속할 만큼 위험하다.
녹내장이 발생, 악화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높은 안압이다.
대부분은 안약을 처방, 안압을 조절하지만 그렇지 않은 땐 수술이 필요하다.
녹내장 수술은 눈 속에 있는 방수라는 물이 결막 아래의 공간으로 지나가게 길을 만들어 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섬유화'에 의해 만들어둔 물길이 다시 막힌다는 것에 있다.
녹내장 수술 부위의 섬유화를 막기 위해선 다양한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어 한계가 있다.
황 교수와 이 교수팀은 이러한 녹내장 수술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아냈다.
마이크로 RNA(microRNA, miRNA)는 생물체의 세포 속에 있는 유전자의 한 종류로, 세포가 증식, 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 마이크로 RNA는 암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다.
현재 암 치료 분야에선 마이크로 RNA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우선 황 교수와 이 교수팀은 사람 눈의 섬유화 과정에 마이크로 RNA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녹내장 수술 부위 섬유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테논낭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했다.
이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녹내장 수술 부위가 굳는 현상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입증했다.
여러 종류의 마이크로 RNA 가운데 마이크로 RNA 143/145가 녹내장수술 부위 섬유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연구진은 실제로 마이크로 RNA를 조절해 섬유화 세포들의 증식을 유도하거나 억제하는 것을 관찰했다.
즉, 녹내장 수술 후 수술 부위에 마이크로 RNA 143/145의 발현을 억제하는 처치를 하게 되면 정상적인 상처 치유에 관여하는 다른 세포에게는 영향을 적게 주면서 수술 효과를 저해하는 섬유화만 선택,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RNA 143/145는 주로 고혈압, 동맥경화, 협심증 등의 심혈관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논낭의 섬유화 과정의 역할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적다.
황영훈 교수는 "마이크로 RNA 143/145를 이용한 녹내장수술 섬유화 조절은 이번 연구가 세계최초다. 앞으로 이를 활용한 섬유화 조절이 가능해진다"면서 "현재 시행 중인 녹내장수술의 성공률을 더 높이는 동시에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2019년 5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 '미국 안과 연구와 시과학 학회지(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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