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위험 높은 '60kg 미만' 환자 대상
최의근·이소령 교수 "뇌졸중 예방에 노악 효과적이면서 안전 확인"
[보건타임즈] 출혈 위험이 높은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에게 항응고제 '노악(NOAC)'이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논문 /사진 'NOAC, 와파린')
심방세동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며 빠르게 수축되는 상황으로 혈액이 심방 속에 고여 응고돼 혈전이 생길 수 있다.
이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혈류를 타고 나가면서 혈관을 막아 뇌졸중 또는 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노악(NOAC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은 최근 개발된 경구용 항응고제로 비타민K가 함유된 음식이나 약과 관계없이 신체에 일정하게 효과를 나타낸다.
이 약은 2011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다.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라고 해 'New Oral Anticoagulant'로 하기도 하며 이를 다루는 국제학회에선 'New'를 뺀 채 DOAC(Direct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라는 용어를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사진 좌측)·이소령 교수(우측)팀은 최근 개발된 항응고제 노악과 전통적 약물인 와파린을 처방받은 저체중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를 비교, 연구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와파린은 비타민K에 의존하는 혈액 응고 인자 합성을 저해시키는 약물이다.
이 약은 환자 상태와 식습관에 따라 효과가 달라 혈액검사를 통해 용량을 조절한다.
수치가 높으면 출혈이, 낮으면 혈전이 생긴다.
이 연구논문은 'Direct Oral Anticoagulants in Patients With Nonvalvular Atrial Fibrillation and Low Body Weight'이란 제목으로 심장질환 저명 학술지 미국 심장학회지(JACC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통해 저체중(60kg 이하) 심방세동 환자 중, 2014-16년 노악을 처방받은 환자 14,013명, 와파린을 처방받은 환자 7,576명을 18개월간 추적, 허혈성 뇌졸중, 두개내 출혈, 위장관 출혈,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복합평가 결과 지표 등 6가지를 분석한 뒤 서로를 비교, 조사했다.
이 결과,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에서 노악은 와파린보다 ▲ 허혈성 뇌졸중 41% ▲ 두개내 출혈 발생 45% ▲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30% ▲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30% 위험도가 낮았다.
복합평가 결과 지표도 우수했다.
저체중은 환자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인자 중 하나다.
경구 항응고제를 처방받는 심방세동 환자의 낮은 체중은 출혈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도 약 30%에 속하는 50kg 미만은 50~60kg 환자들보다 출혈과 뇌졸중 발생률이 높았다.
하지만 노악을 처방받은 50kg 미만 환자는 와파린 투약 군에 비해 일관되게 위험도가 낮았다.
경구용 항응고제 '노악(NOAC)'은 그간 저체중 환자에 처방되는 적절한 용량은 임상적으로 논란이 있어 왔다.
이에 이소령 교수는 "저체중 환자는 고유 용량에 맞지 않는 고용량 처방이 출혈 위험도를 높여 특히 주의해야 하며, 무분별한 저용량 처방보다는 약제별 용량 레이블에 맞춘 투약이 효능과 안전성에서 최적"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에서 노악이 뇌졸중 예방에 효과적이면서 안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와파린에 비해 노악의 효능과 안전성은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연구대상이 대부분이 동양인보다 체구가 큰 서양 환자였기에 지금까지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에 적절한 항응고치료 데이터와 진료 지침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최의근 교수는 "이 연구는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아시아와 전 세계에서도 가장 큰 규모"라며 "아시아인 중 비교적 흔한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치료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은 물론 출혈 등보다 취약한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의 진료 지침에 유용한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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